[코스닥 CB 프리즘]'지배력 약화' 알에프세미, 콜옵션 또 소각할까2회차 부여 물량 '소각' 결정, 향후 경영권 방어 나설 듯
윤필호 기자공개 2021-04-23 08:36:2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알에프세미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해 지배력 약화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사업 자금을 마련했지만 전환사채(CB) 등 상환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유 지분을 늘리기 보다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소각 결정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또다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여한 콜옵션 활용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2차 CB를 모두 상환하면서 청산을 완료했다. 2018년 10월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2회차 CB는 사업 운영, 시설 마련 자금 확보와 유동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추진했다. 사채 만기일은 2023년10월, 전환 청구기간은 2019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로 정했다.
지난해의 경우 2차 CB의 집중적인 상환이 이어졌다. 그 결과,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반면 신규발행 주식 수의 증가로 기존 주주의 경우 주식가치 희석이 뒤따랐다. 최대주주인 이진효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유 주식수는 일정하게 유지됐지만, 지분율은 2019년 말 24.59%에서 지난해 말 21.03%로 하락했다. 이 대표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같은 기간 40.48%에서 34.64%로 떨어졌다.
여기에 전환가액 리픽싱을 몇 차례 시행하면서 전환 주식 물량을 늘렸다. 당초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5700원이었는데 주가 하락으로 인해 6차례에 걸쳐서 리픽싱이 이뤄져 최종적으로 4114원까지 줄었다. 2회차 CB를 발행하던 2018년 10월 15일 당시만 하더라도 주가(종가 기준)는 5350원이었지만 이후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리픽싱이 집중적으로 이어지던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주가는 2000원대 후반에서 5000원대 초반까지 횡보했다. 결국 전환에 따라 발행하는 주식 물량은 당초 약 105만주에서 146만주 규모로 늘어났고 주식 가치 희석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게다가 알에프세미는 2회차에 CB에 설정한 콜옵션 30%를 만기 전에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지난해 2회차 CB를 모두 상환했지만 경영권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지난해 6월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올해 4월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4회차 CB 운용 방안에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알에프세미는 각각의 회사채에도 콜옵션을 30%씩으로 설정했다.
당장 3회차 BW의 경우 올해 6월부터 권리행사 기간이 도래하는 만큼 또 한 차례 주식가치 희석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지만 경영권이 약화될 경우에는 콜옵션을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세미 관계자는 "2회차 CB의 경우 상환 당시 경영 안전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에 콜옵션을 통한 지분 확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면서 "3회차 BW와 4회차 CB에 대한 경영진의 판단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지만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에 대해 간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99년 설립된 알에프세미는 반도체 소자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반도체 칩 개발부터 생산, 장비기술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동칩(Driver IC)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조도 진행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각종 기기 음향 기능과 관련된 ECM Chip을 비롯해 TVS Diode, Driver IC, LED Module, LED 조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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