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한화에너지, '재무지표 악화' 버거운 AA급 사수태양광 사업 공격적 투자 지속, 차입금 확대…하향 트리거 줄줄이 터치
김수정 기자공개 2021-04-30 11:29:1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0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AA-, 부정적)가 올해 신용등급 평가 고비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신용평가 3사로부터 작년 정기평가에서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주요 사업인 태양광과 집단에너지 부문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태양광 부문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신용평가사들의 우려대로 작년에도 재무 안정성 저하 기조가 이어졌다. 수익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차입금이 더 크게 불어났다. 부채비율을 비롯해 모든 재무지표가 악화됐다. 크레딧 업계가 제시한 등급 하향 검토 트리거를 잇따라 터치했다.
◇신용등급 이슈에 공모채 시장 발길 뚝
한화에너지의 유효 신용등급은 A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5월 정기평가에서 일제히 한화에너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환했다. 평가사들이 전망 조정의 근거로 내세운 건 태양광 관련 투자 지출이 확대되면서 차입금이 늘고 재무 안정성이 훼손됐다는 점이다.
한화에너지는 열병합발전을 통해 여수와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 입주업체들에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다. 연결 기준으로 집단에너지, 무역, 자동화시스템, 태양광발전 등 4개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옛 한화에스앤씨)이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10년 내 신용등급 이슈가 있었던 2014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공모채를 발행했다. 2015년부터 약 5년 간 AA- 신용등급에 '안정적' 전망을 사수해 왔다. 2014년 말부터 약 3개월 동안은 나이스신용평가 하향검토 감시 대상으로 등재됐었다. 당시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를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인수 전면에 내세운 게 발단이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재무 안정성 저하를 우려해 한화에너지를 등급 하향 검토 리스트에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수시평가에서 다시 '안정적' 전망을 돌려줬다. 한화종합화학 인수로 인한 재무 안정성 저하 정도와 계열 재무 관련성 확대 수준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수익성 저하, 재무 안정성 훼손
한화에너지가 직전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꼬리표를 단 배경엔 악화된 재무구조가 있다. 재무 안정성이 흔들린 이유로는 태양광과 집단에너지 부문 수익성 악화와 태양광 부문 투자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태양광 부문은 북미 발전소 매각이 지연되면서 25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했다. 사업기반이 안정적인 집단에너지 부문마저 탄소배출권 관련 비용이 약 400억원으로 늘고 계통한계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단가가 떨어져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이에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364억원과 483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태양광 부문에선 차입 부담도 상당히 누적됐다. 2015~2017년 군산공장 증설과 인수금융 부담으로 차입이 늘어나다가 2018년 해외 태양광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지속 커졌다. 2019년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38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0% 증가했다. 순차입금/EBITDA 지표와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10.9배, 54.9%로 악화됐다.
신용평가사들은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간 내 집단에너지 부문 탄소배출권 관련 부담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MP 역시 추가로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더해 태양광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가 상당 기간 이어질 계획인 점까지 고려했다.
◇실적 개선 불구, 재무 악화 지속...강등 가능성 고조
올해 정기평가 결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건 긍정적이다. 매출액은 1조1511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56.3%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945억원으로 전년비 50.0%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 속에서도 태양광 발전소 건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실적이 오히려 개선됐다.
하지만 이익보단 차입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총부채는 3조2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총차입금은 2조7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늘어났고 순차입금은 2조3469억원으로 9.6%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194.1%에서 199.0%로 4.9%포인트 높아진 가운데 차입금의존도는 56.0%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올랐다.
모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의 재무상태를 등급 변동 지표로 삼는 한국기업평가를 제외하고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할 정도다. 신용평가사들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물론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도 한화에너지 신용등급 평가 지표로 참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12.1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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