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직급체계 실험 '전무 없애라' 지주·은행, 전무 전원 부사장 변동…수평적 문화 확산 목적
김현정 기자공개 2021-05-06 07:43:1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전무 직급을 없애며 직급 체계 실험에 나섰다. 임직원들의 승격 부담을 낮추고 불필요한 위계 의식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마련돼 수평적 조직 문화가 조성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지주는 기존 전무들의 직함을 모두 부사장으로 격상시키는 인사 제도를 지난 3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김희대 준법감사인·이종승 글로벌부문장·이후승 그룹재무총괄 등 3명 전무의 직함이 모두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연봉 등 처우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기존 부사장-전무-상무였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상무로 단순화시킨 것 뿐이다.
지주뿐 아니라 하나은행에서도 동시에 전무 직급을 없앴다. 지주와 마찬가지로 임원은 부행장, 상무 두 직급으로 간소화했다. 김기석·남궁원·윤순기·이종승·정민식 전무가 부행장이 되면서 기존 6명이었던 은행 부행장이 11명으로 늘어났다.
지주와 은행이 직급체계 손질에 나선 것은 성과·소통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임원 직급이 많으면 그만큼 조직 내 서열이 길게 늘어지는 만큼 최대한 간소화해 위계 의식에서 벗어난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임원 직급이 두 개로 축소하면 임직원들의 승격 부담이 낮아지고 과도한 경쟁이 다소 누그러지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직급 간소화에는 원활한 소통과 신속한 의사결정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직급이 세분화된 수직적 구조보다는 수평적 조직이 소통에 유리하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됐다.
하나금융은 올 초 조직혁신 3대 원칙으로 △SIMPLE △SPEED △SMART를 선언했다. 조직 체계를 단순화하고 신속한 소통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마련해 금융시장이 직면한 다양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제 조직체계 실험도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의사결정 단계를 ‘팀(Unit) 리더-임원-CEO'로 간소화하면서 팀 중심의 조직체계로 탈바꿈했다. 호칭도 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부르도록 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조성 중이다.
이 밖에 하나금융 계열사 협업 체계도 기존 ‘부문제’를 수평적 ‘협의체’로 바꿨다. 기존 부문제에는 아무래도 지주 중심으로 질서 체계가 잡혀있었다면 현재의 협의체는 관계사 자율 경영에 중심을 맞춰 꾸려져 있다.
하나금융은 과거에도 시기마다 상황에 맞는 직급 체계 변화 실험을 시도해왔다. 2016년에는 전 계열사가 부사장 직함을 없애는 대신 전무로 통일하기로 결정하고 지주 역시 부사장 직함을 없앤 적이 있다. 당시 시도는 규모가 작은 계열사에도 부사장 직급이 많아짐에 따라 서열 혼돈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정리를 했던 경우다.
이번 지주와 은행의 직급 체계 변화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주요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은 아직 이를 실현하지 않았다. 이들은 여전히 부사장-전무-상무 체제로 운영 중이다. 다만 지주와 은행이 변화를 주면서 하나금융 전 계열사도 조만간 같은 직급 체계를 도입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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