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카카오]지그재그 무현금 인수, 성장기업 메리트 십분 활용카카오스타일 합병으로 최대주주 가능…배재현 CIO, 현금유출 최소화
원충희 기자공개 2021-05-11 08:02:3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패션테크 업체 지그재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금취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추후 증자가 필요하겠지만 당장은 사업부를 쪼개 합병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쓰지 않는 딜 구조를 짰다. 배재현 수석부사장(사진)을 비롯한 카카오의 투자실, 재무라인은 인수과정에서 성장기업 메리트를 십분 활용했다.
카카오스타일은 커머스 내에서 큰 부서라고 할 수 없지만 분할과정에서 가치를 상당히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그재그의 기업가치가 9000억~1조원으로 평가된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스타일은 3000억~4000억원 정도의 밸류를 인정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는 자회사 사업부를 떼서 붙이는 방식으로 패션테크 사업을 재편하고 지그재그까지 인수하는 효과를 얻었다. 추후 유상증자나 벤처캐피탈 보유지분 인수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지분 인수과정에서 현금유출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조4000억원 넘는 수준임에도 무현금 인수합병(M&A)를 택한 셈이다.
현금으로 M&A를 한다는 기본 인식을 뒤집은 발상이다. 합병을 통해 현금유출 없이 인수하는 방식은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M&A를 연상케 한다. SK텔레콤은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형태로 티브로드를 인수했다. 합병 후 지분은 74%대로 줄었지만 종속회사를 유지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이런 방식의 지그재그 인수 딜 구조를 짠 곳은 카카오 투자실로 전해진다.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끄는 부서로 투자유치, M&A 등을 총괄하는 곳이다. 카카오는 재무전략을 총괄하는 CFO란 보직이 없는 대신 CIO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한 후 초창기에는 CFO를 뒀으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서 보직을 없앴다. 재무관리보다 성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키를 잡으면서 투자활동을 중시한 영향이다. 기점은 CJ 출신 배 CIO가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 운영사) M&A를 성공적으로 완료, 사내입지를 굳힐 때부터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카카오는 로엔 M&A에 현금을 대거 쓴 게 지금까지 재무적 불안요소로 남았다"며 "이후 상황을 보면 현금 대신 신주를 발행해서 주거나 자회사들의 성장성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기류가 변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에서 성장기업은 재무적으로도 메리트가 크다. 주가가 대세상승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통한 자금마련과 M&A가 용이하다. 카카오가 작년 10월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3억달러(약 3400억원)를 단번에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카카오의 성장가능성을 좋고 보는 시장 투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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