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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상폐 위기서 우량기업부로' 본업보다 금융투자 '주류' 흑자전환 과거 명성 못미쳐, '영업외수익' 의존도 높아

김선호 기자공개 2021-05-12 08:10:3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이 지난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다가 최근 유가증권시장 우량기업부로 소속이 변경되는 성과를 올렸다. 다만 본업인 주류사업보다 재무활동을 통해 올린 수익에 의존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2015년에 터진 ‘가짜 백수오 파동’은 국순당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관련 제품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실제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순당은 대표 상품인 백세주 제품 전량을 거둬들이는 조치를 내렸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힘들었다. 바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회수한 백세주 제품은 시가 100억원가량이었지만 이후 발생한 누적적자 규모는 더욱 컸다.

실제 매출 감소로 인해 2015년 영업적자는 8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지속되는 적자로 인해 국순당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초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다. 5년 동안 연속 영업손실로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으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국순당은 본업인 주류사업에 발생하는 출혈 규모를 넘어서는 금융투자 수익 덕분에 당기순이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실상 가짜 백수오 파동에 따른 타격이 외부에서 바라본 것보다 심하지 않았던 이유다.


2017년에 각종 사모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얻은 금융수익만 197억원에 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인 2018년 119억원의 신규 투자에 나서는 등 규모를 늘렸다. 덕분에 당기순이익은 2017년 98억원, 2018년 152억원, 2019년 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홈술족’ 증가 수혜를 입는 가운데 판관비 절감 등 허리 띠를 졸라맨 덕분이다. 매출은 5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덕분에 국순당은 상장 폐지 위기를 넘기고 관리종목에서 중견기업부로 변경됐다. 최근에는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승격됐다. 2016년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이동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5년 만에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셈이다.

다만 본업인 주류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일궈내기는 했지만 재무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지기 전인 2014년 매출이 892억원에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성적표는 여전히 과거의 명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순당은 166억원의 금융수익을 올렸다. 여기에서 기타비용과 법인세비용 등을 제외하고 남은 당기순이익은 154억원에 달했다. 주류사업을 통해 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해도 오히려 재무활동을 통해 얻은 효과가 국순당을 여전히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우량기업부로 소속이 변경된 것도 사업부문에서 성과라기 보다 금융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안정적 재무 기반을 다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냈지만 주류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사업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다는 평가다.

국순당 관계자는 “주류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일궈내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고 우량기업부로 소속이 변경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이는 프리미엄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 요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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