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IPO 모드' SM상선, 정광열 각자대표 선임 까닭은건설 전문가 선임해 부문별 '균형' 추구, 사외이사 1명→2명 '확대'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14 10:10:2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 소속 컨테이너선사 SM상선이 최근 정광열 전 우방산업 전무를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해운 전문가인 기존 박기훈 대표 외에 건설 전문가를 새로 대표 자리에 앉힌 것이다. SM상선은 기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현재 SM상선은 해운업과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방건설산업이 SM상선을 흡수합병하며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다만 매출은 해운부문이 월등히 높다.
12일 SM상선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회사 측은 정광열 전 우방산업 전무를 4월30일자로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지 한 달 만에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사내이사,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SM상선은 박기훈·정광열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번 대표 선임은 IPO 후 해운 뿐 아니라 건설부문에도 함께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SM상선은 IPO 추진 계획을 밝히며 회사의 주축인 해운사업 확장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왔다. 조달한 자금으로 컨테이너선박을 추가 확보하고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겠다는 계획 등이다.
SM상선이 영위하는 사업은 해운과 건설이다. 건설사 우방건설산업이 2017년 12월 해운사 SM상선을 흡수합병하며 두가지 사업부문을 갖추게 됐다. 당시 SM그룹은 SM상선의 재무구조 개선 등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통합법인명으로 우방건설산업이 아닌 SM상선을 쓰게 된 배경이다.
실제로 출범 첫해를 제외하곤 해운이 건설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엔 건설부문이 54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치며 매출 기여도가 6%에 불과했다. 그나마 작년엔 해운이 83%로 줄고 건설이 17%로 늘며 격차가 줄어들었다. 물론 꾸준히 흑자를 내온 건설과 달리 해운은 4년차를 맞은 지난해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눈에 띄는 건 정 대표가 전무급이라는 점이다. 작년 말 그룹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이제 1년차 '새내기'다. 이는 기존 SM그룹 해운부문의 '대표이사 사장 체제'와 배치된다. 앞서 SM그룹은 작년 8월 해운부문 3사를 모두 '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3사를 총괄하던 김칠봉 부회장의 용퇴가 계기였다. 각사가 독립·책임경영 강화에 나선 만큼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박기훈 SM상선 대표와,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 모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런 가운데 정 전무가 SM상선 각자대표로 합류한 것이다. 기존 기조를 깨면서까지 '균형'에 방점을 찍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건설부문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건설 전문가를 각자대표로 선임한 것"이라며 "부문별 전문성과 의사결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M상선은 올 초 이사회를 재정비하는 등 본격 'IPO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이사회 멤버인 5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전원이 올해 선임 절차를 밟은 인물들이다. 사실상 IPO를 위해 꾸려진 '맞춤형' 이사회로 봐도 무방하다.
2019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해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 박기훈 사장은 지난 3월 주총서 연임에 성공했다. SM그룹 차원에서 IPO라는 빅이벤트를 이끄는 역할을 계속 맡기기로 결정한 셈이다. 박 사장은 HMM(옛 현대상선)에서 독일법인장과 구주본부장을 역임하고 동부익스프레스 국제물류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해운·물류통이다.
유조혁 SM상선 기획본부장은 지난 1월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이전 사내이사였던 손영호 이사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사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 상무는 2017년 SM상선 출범과 동시에 임원(이사)으로 합류한 초기 멤버다. 2019년 말 그룹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윤영규 사외이사와 이해선 감사도 이번에 각각 등기임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부산옥션 대표를 맡고 있는 황승표 이사 1명 뿐이었으나 윤 이사의 합류로 2명이 됐다. 황 이사도 이번에 연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감사는 전임자인 최승석 상근감사가 임기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배턴을 넘겨받았다.
SM상선 관계자는 사외이사와 감사 신규 선임 배경에 대해 "IPO 준비의 일환"이라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를 영입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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