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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옵티머스펀드 '자체 배상안' 만든 까닭은 이사회 설득 위한 카드…"전액반환 수용시, 구상권 '길' 막힌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1-05-14 08:33:1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5: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옵티머스 펀드 계약취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자체 배상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NH증권은 계약취소 권고안을 수용하면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 상대의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불리할 것으로 봤다. 일부 이사진이 배임을 이유로 전액반환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설득방안인 '구상권 청구'의 여지를 남겨 놓고 이사진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로 남겨 놓은 것이다.

◇"'계약취소' 수용시 하나은행·예탁원 구상권 청구 불가"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이달 치러진 여섯 번째 옵티머스 사태 관련 이사회에서 자체 배상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NH증권은 금감원 분조위가 내린 옵티머스 펀드 전액반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NH증권은 자체 배상안 카드를 들고 나왔다. NH증권은 전액반환 권고와 동일한 수준의 자체 배상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이 결정 수용 기간내에 분조위 안건 불수용 의사를 밝히는 한편 자체 배상안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금감원도 투자자의 피해 구제가 이루어질 것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상 금액이 동일한데도 자체 배상안을 주장하는 이유는 구상권 청구 때문이다. 구상권 청구 대상은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중분해된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이다.

NH증권은 법률 자문을 통해 금감원 분조위 결정을 수용할 시 구상권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액반환을 결정하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인정하게 된다는 논리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판매사와 투자자 사이의 '판매 계약'만을 대상으로 한다. 자연히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의 책임은 배제된다. 이 경우 NH증권이 배상액 전액을 떠안아야 한다. 사라진 옵티머스운용에 구상권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NH증권은 구상권 청구를 포기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일부 이사진의 반대가 가장 큰 산이다. 투자금 전액반환이 곧 배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NH증권의 일부 이사진은 앞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유동성 자금을 지원할 때도 배임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유동성 공급 방안을 정하는 사이 3명의 이사진이 이견을 제시하며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이사회를 설득할 근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구상권 청구가 유일한 대안이었다는 분석이다.

NH증권은 옵티머스 사태를 두고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도 공동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영채 대표도 분조위 당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로 판단된다면 법리적인 이슈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이 책임져야할 서비스 회사들에게 면책을 주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4000억' 배상 걸림돌…자체 배상안, 구상권·CEO징계경감 '실마리'

분조위 권고 수용 대신 자체 배상안을 택하면 또 다른 실익도 있다.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에 구상권 청구가 가능해지는 만큼 보상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NH증권으로서는 4000억원을 웃도는 판매금액도 전액반환의 걸림돌이었다. 라임 사태 당시 전액배상을 결정한 금융사들은 배상 금액이 최대 수백억원 수준이었다. 판매고를 물어주더라도 신한금융투자에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대안이 있었다.


금융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영채 NH증권 대표의 CEO 징계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H증권의 계약취소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액반환과 마찬가지인 금액을 투입할 예정이다. NH증권의 법적 책임은 피하되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한달 내로 징계안이 최종 결정되는 것과 달리 정영채 대표의 징계안은 금융위에 상정된 뒤 장시간 계류 중이다. 금융위가 증권업계 등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지만 입장이 상이해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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