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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식품BU 재도약]'조용한 쇠락' 롯데푸드, '2%대 이익률' 탈출 작전③'ZBB' 전사 도입 수익성 반전, '베이비·비건·실버' 신사업 병행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18 08:17:01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식품사업에 모태를 두고 출발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경쟁사들이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롯데 식품 계열사들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올 들어 긴축경영과 사업 재편 노력이 빛을 발하며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일제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 식품부문이 그동안 재도약을 위해 보낸 인고의 시간과 변화된 모습을 들춰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푸드는 그룹 식품BU 계열사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곳이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오래된 B2B 고객사 비중이 높아 일정한 수요를 확보했다.이렇다할 노력 없이 오랫동안 연간 매출 1조8000억원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이같은 안정성은 롯데푸드를 조금씩 도태시켰다. 내부적으로 신사업을 통한 공격적인 성장과 점유율 방어를 위한 인센티브가 부족했다. 자연히 일부 마진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롯데푸드의 점유율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수익성은 서서히 하락했다. 2016년까지 5%에 근접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7%까지 밀렸다.

그런 롯데푸드가 최근 쇄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말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올초부터 'ZBB(Zero-Based Budget)'로 대표되는 수익성 회복 정책을 도입했다. ZBB 전략은 도입 3개월 만에 곧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ZBB 전사 시행…'수익성' 최우선순위로

롯데푸드는 지난 수년간 수익성이 조금씩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이 매년 떨어졌지만 매출 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조용한 쇠락은 역설적으로 롯데푸드가 그룹 식품BU 가운데 ZBB 정책의 도입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음료사업부는 2018년부터 ZBB 정책을 채택한 반면 롯데푸드는 올해 들어서야 전사적으로 이를 시행하게 됐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드라마틱한 실적 변동 이벤트를 겪은 계열사와 견줄 때 롯데푸드 부진은 당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롯데푸드는 어느 계열사보다 ZBB 전략이 잘 적용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유지·식자재, 빙과·유가공, HMR·육가공 등 섹터가 명확히 구분된 사업구조는 각 섹터별로 세심한 예산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ZBB는 이름처럼 한해 예산을 계획할 때 전년도 예산 편성 내역을 고려하지 않고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 편성 등을 삭제하고 효율적인 자금 배분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상당한 준비를 해왔다. 연말 정기 인사에서 재무조직을 팀에서 부문으로 승격하고 CFO도 교체했다. 신임 CFO는 류학희 부문장으로 옛 롯데삼강으로 입사해 경리와 회계 부서에서만 근무한 재무통이다.

ZBB 전략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4132억원으로 전년대비 1% 성장에 멈췄지만 이익이 대폭 늘었다. 영업이익이 108억원, 당기순이익이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4.2% 성장했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사실상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이커머스 B2C 수요 발굴·4대 시딩사업 육성…매출 증가율 4% 정조준

롯데푸드는 13일 실적발표 자리엣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단계적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3%선을 회복하고 2022년 4%, 2023년 5%선을 각각 회복한다는 게 요지다. ZBB를 필두로 기존 사업을 정비하고 신사업 추진을 통해 영업이익률 회복과 매출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동안 관성을 깨고 지난해부터 다각도로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지난해는 롯데지알에스와 손잡고 동남아 계열사에 투자하면서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을 보였다. 또 오랜 노하우가 누적된 유지류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화장품, 재생 에너지 등 사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어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시딩(Seeding)사업으로 베이비푸드, 영양강화식품, 비건푸드, 실버푸드 등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유가공사업부에서 자체 온라인몰 채널을 통해 이유식 배달 수요를 개척하고, 이같은 수요를 다른 베이비푸드와 연계해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령층을 위해서는 유단백을 기반으로 영양 보충식 개발과 판촉에 집중할 예정이다. HMR사업부 등을 중심으로 실버푸드, 육가공사업부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개발하는 비건푸드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에도 투자한다.

코로나19로 부상하고 있는 이커머스 신채널에도 투자한다. 롯데푸드는 안정적인 B2B 사업에 의존하기 보다 B2C 시장을 개척해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증대를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완공한 김천 HMR 공장을 통해 HMR 제조 능력을 확충했으며 다음 스텝으로 B2C 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커머스 채널은 소비자와 가장 효율적으로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채널이다. 이달 직영몰 파스퇴르몰을 '롯데푸드몰'로 리뉴얼하고 유제품 중심 제품 라인업을 종합식품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올해는 신사업과 기존 사업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매출 4.1% 성장, 영업이익 23.9% 성장률을 각각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이미 ZBB 전사 확대 1분기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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