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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한투저축은행, 심사체계 오작동? 대거 늘어난 '추정손실'④권종로 CEO 취임 뒤 공격적 영업 영향, 주력 대출상품서 리스크 관리 허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1-05-17 07:43:13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4: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공격적인 자산성장 과정에서 부실채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형이 커지는 속도보다 리스크가 불어나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자체 리스크 심사체계가 오작동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평이다.

특히 NPL 가운데서도 리스크가 가장 큰 추정손실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2019년 대비 3.3배 넘게 늘었다. 추정손실은 대출금을 100% 돌려받지 못한다고 본 NPL이다. 향후 대부업체에 NPL을 매각해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없다는 의미다. 대출 및 관리 과정에서 이자비용과 판관비 등 대출원가 개념의 지출도 딸려 있어 실제 손실이 더 불어날 수 있는 몫이다.

◇대출자산 성장 대비 NPL 증가율 '15배'

지난해 한투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NPL)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9년 권종로 사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자산성장 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촘촘한 리스크 관리가 일부 허물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 결과 매년 자산규모와 실적은 성장했지만 그보다 더 가파르게 리스크가 증가했다.

최근 4년 한투저축은행의 NPL 증가세를 살펴보면 지난해 리스크는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2017년 대출채권 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0.48%였다. 이후 매년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2018년 0.7%, 2019년 0.66%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NPL이 급증하며 NPL비율은 2.3%로 상승했다.


NPL비율 상승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덩달아 많아졌다. 2017년 대출채권 관련 충당금 총액은 553억원이었다. 2018년 722억원, 2019년 779억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단숨에 1216억원까지 충당금이 증가했다. 대출채권 대비 충당금적립률 또한 2017년 2.33%를 시작으로 2018년 2.73%, 2019년 2.49%를 거쳐 지난해 3.23%까지 상승했다.

전체 충당금에서 NPL 관련 충당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7년 전체 충당금 대비 NPL 관련 충당금비율은 19.39%였다. 하지만 2018년 23.33%, 2019년 23%를 거쳐 지난해 42.81%로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정상과 요주의 여신에 대한 충당금이 줄어들고 NPL 여신에 대한 충당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자산 성장 및 실적 상승세보다 NPL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는 점이다. 자산성장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이면서 NPL이 늘어난다면 별 문제가 안되지만 NPL만 큰 폭으로 증가하면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뜻이 된다.

2017년 대비 2018년 대출채권 증가율은 11.65%였다. 같은 기간 NPL 증가율은 62.28%로 집계됐다. 2018년 대비 2019년에는 대출채권 증가율 18.16%, NPL 증가율 11.35%를 각각 기록했다. 대출채권이 늘어나는 만큼 NPL도 일정 비율 내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양상이 달랐다. 2019년 대비 2020년 대출채권 증가율은 20.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NPL 증가율은 319.9%로 집계됐다. 대출채권 증가율보다 무려 15배 넘게 NPL 증가율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자산성장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차주의 신용등급과 상환여력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대출을 내주고, 이 상황이 누적되면서 부실채권이 급격히 쌓인 것으로 보인다.


◇원금 ‘100% 손실' 책정 비중 크게 늘어

더 큰 문제는 리스크의 '강도'다. NPL 가운데서도 리스크가 가장 높은 추정손실이 지난해 유독 증가했다. NPL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3단계로 구분한다. 고정과 회수의문 등의 경우 원금의 일부 회수 가능성이 열려있다. 또 채권추심업체에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추정손실은 원금 100% 손실을 의미한다. 매각도 하지 못하고 회계상 상각(제각)해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만큼 원금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는 고정·회수의문 여신보다 리스크가 훨씬 더 큰 여신으로 분류한다.

한투저축은행의 2017년 대출채권 가운데 추정손실 비율은 0.31%였다. 2018년에는 이 비율이 0.44%로 솟았고, 2019년 0.32%로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하게 상승해 0.87%로 치솟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예년의 3배 이상 급증했다. 한투저축은행의 추정손실은 2017년 73억원, 2018년 117억원, 2019년 99억원에서 지난해 329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투저축은행이 주력으로 하는 상품인 일반자금대출에서 추정손실이 많이 발생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전 고객을 대상으로 팔고 있는 상품에서 리스크가 크게 불거진 셈이다. 그만큼 한투저축은행 영업활동 전반에 리스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비주력 대출상품인 종합통장대출과 기타대출채권에서 발생한 추정손실은 지난해 오히려 줄었다. 반면 일반자금대출에서 추정손실이 크게 늘었다. 일반자금대출 추정손실은 2017년 70억원, 2018년 115억원, 2019년 96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27억원으로 늘었다.

일반자금대출의 주요 타깃층은 중소기업과 가계다. 특히 한투저축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여신에 집중해왔는데 지난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대출채권 고객별 분류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60.4%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은 38.4%였다. 나머지 대기업 1.1%, 기타 0.1% 수준으로 미미했다.

중소기업가운데서도 PF대출과 부동산 및 임대업, 서비스업 등 이른바 코로나19 관련 취약업종에 집중적으로 대출이 실행됐다.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PF대출 13.6%, 부동산 및 임대업 19.3%, 서비스업 13.2%였다.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가계대출이 38.4%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업종별 분류를 다시 따져보면 취약업종 집중도는 76.37%에 달한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리스크가 크게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렀음에도 지난해 한투저축은행은 대출상품을 예년에 비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팔았다. 경쟁사들의 외형확대에 자극을 받아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쳤다. 실제 대출자산 성장률이 20.5%를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이러한 자산성장 전략은 2019년 권종로 한투저축은행 사장 취임 이후부터 시작됐다. 권 사장은 2018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한투저축은행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는 한투저축은행이 다소 보수적으로 대출상품을 취급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보다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부터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육류담보대출이다.

권 사장은 취임 뒤 곧바로 육류담보대출 상품을 업계 최초로 내놨다. 부동산금융으로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른 수익원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그는 CEO에 오르기 전 리테일사업본부장으로 일했던 만큼 육류담보대출을 시작으로 한투저축은행의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대출 및 여타 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대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육류담보대출은 2016년 여러 금융회사들이 사기에 휘말려 큰 손실을 입었을 만큼 리스크가 큰 상품이었다. 한투저축은행은 육류담보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일종의 베팅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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