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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한라]자산 증감에 함께 변화한 사외이사 규모①2조원 돌파 뒤 2년 만에 하회…사외이사 비중도 과반→50%로 감소

고진영 기자공개 2021-05-17 13:23:2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는 그간 자산총액이 상당히 극적으로 오르내린 편이다. 십여년전 1조원을 돌파한지 고작 4년만에 2조원 이상으로 뛰었다가 현재는 다시 1조원 초반을 맴돌고 있다. 이런 자산의 등락은 이사진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산 급증을 계기로 사외이사 규모와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으나 이후 재조정이 이뤄졌다.

㈜한라의 이사진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사외이사를 1명만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7년 2명으로 늘어나면서 이후 사내이사 6명, 사외이사 2명 등 8명 구조를 꾸준히 유지했다. 변화가 요구된 것은 2011년부터다.

그해 말 별도 기준 자산이 2조원을 넘기면서 상법상 규제의 적용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인 이상 선임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설치 역시 강제됐다.

당시 ㈜한라의 자산이 급등한 이유는 부채 상승 때문이다. 2006년 5400억원이었던 부채총계가 2008년 1조원을 넘었고 2010년에는 1조3790억원, 2011년 1조1782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2012년에는 1조9000억원을 웃돌아 부채만 2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는 영종도 사업 공사비선투입, 분양부진 사업장 공사미수금 등 선투입자금 회수지연으로 차입부담이 증가했던 탓이다. 실제 ㈜한라의 총차입금은 2006년 3249억원에서 2012년 995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한라는 2012년 3월 정관 변경과 함께 사외이사를 5명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를 신설했다. 사내이사는 4명으로 총 9인의 이사진이 구축됐으며 사외이사 비중을 수치로 따지면 55.6%였다.

다만 갑작스레 확대됐던 ㈜한라의 자산 규모는 부채 감소와 함께 곧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부채가 꾸준히 줄어 2016년 8529억원으로 1조원 이하까지 하락했고 그 뒤로는 8000억~9000억원 주변을 오가고 있다.

자산총액 역시 자산 2조원을 넘긴지 2년만인 2013년 1조9047억원으로 감소했다. 그 뒤로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쭉 1조1000억원대가 이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당기순손익 흑자전환 등으로 자기자본이 900억원 이상 늘면서 자산총계가 1조318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이 1조원대로 돌아온 뒤에도 ㈜한라는 과반의 사외이사 비중을 꽤 오래 가져갔다. 도중에 이사진 규모 변화가 잠시 있긴 했지만 2015~2017년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8년 사내이사를 5명으로 늘리면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중을 다시 50대 50으로 구성하기 시작했다.

사외이사 비중은 줄었으나 위원회 구성은 더 다양해졌다. 2018년 내부거래위원회, 이듬해 경영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해 이사회 내부에서 총 4개의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한라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내부거래위와 경영위를 새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 3인으로만 구성됐으며 회사의 경영이나 재무사항 중 이사회가 위임한 사항을 심의한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 2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꾸려져 계열회사간 내부거래를 살핀다.

2019년부터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등 9명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사내이사로 정몽원 회장과 이석민 대표, CFO인 김만영 부사장, 김형석 그룹기획실장 부사장 등이 올라있다. 원래 이철영 한라홀딩스 부사장 몫이었던 자리를 올해 3월 주총을 통해 김형석 부사장이 대체했다.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김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 교수, 김승규 전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행장 등이 있다. 또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을 거친 정상호 전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대표가 올해 새로 선임됐다. 가장 오래 근무한 사외이사였던 한성덕 전 한국기업평가 경영관리본부장의 경우 6년 연임 제한에 걸리면서 올 초를 끝으로 떠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3월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했다는 점이다. 자산이 여전히 2조원 밑이라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김승규 전 부행장을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로 따로 선임했다. 김 이사는 우리신용정보 사장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한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는 금융 및 재무분야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만 따졌을 때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다소 후퇴한 부분이 있지만 위원회 구성,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을 감안하면 시대변화에 따라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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