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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찾기 힘든 원매자들…부분 매각으로 선회하나대형·지방 금융지주사 대다수 '관심 없어' 입장, 3일 이사회서 출구전략 수정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1-05-20 07:00:2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에서 '부분매각'으로 출구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간 유력 원매자로 꼽혔던 일부 대형 금융지주와 지방금융지주들이 가격대비 인수가치가 낮다는 평가와 함께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내달 3일 출구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두번째 이사회를 앞두고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달 이사회에서는 이달 말까지 추려진 원매자 리스트 현황에 대해서도 보고할 예정이다. 인수의향서(LOI)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통해 받을 예정이다.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를 포함하는 출구전략 방향성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현재 씨티은행 M&A부서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은 투자설명서 등을 보낼 국내 금융회사를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매각 우선 추진 결정에 따라 유력 인수후보군도 출자여력이 있을 만한 대형 금융지주나 지방금융지주, OK금융그룹 정도로 압축된 상태다.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 전 리테일 전 사업을 한번에 매각하는 만큼 매각가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들은 아직까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의 경우 내부적으로 WM사업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손보사와 핀테크 기업 인수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 또한 카드업과 손보업 위주로 M&A를 계획하고 있을 뿐이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씨티은행 측으로부터 투자설명서 등을 받지 않아 확언할 순 없다"며 "그러나 만약 받게 되더라도 내부적으로 논의는 해보겠지만 현재로선 관심있게 보는 매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들도 "자금적으로 인수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등도 아직까지 내부등급법 승인이 나지 않아 출자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DGB금융지주 역시 "씨티은행 매각 발표 이후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DGB금융을 유력한 잠재인수 후보로 꼽았다. 지난 3월 내부등급법을 통과해 타 금융지주와 달리 출자여력은 있는 편이다. 무엇보다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 네트워크 확보 차원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관측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어떠한 스터디나 인수 가치 평가 등의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OK금융그룹 정도가 현재로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미엄을 얹어서라도 인수할 의사가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큰 장벽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OK금융은 대부업 사업자로 분류돼 은행업 인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씨티은행은 통매각 딜에 적당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경영진은 당초 통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 등 세가지 철수 방안을 고려했지만 내부적으로 노조와의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씨티은행은 이달 말까지 잠재 원매자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내달 3일 이사회에서 '플랜B'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인수 의향을 밝힌 원매자가 제시하는 조건에 맞게 딜 진행방식을 수정할 수도 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투자설명서도 송부하지 않은 상황이라 흥행 여부를 예단하긴 어렵다"며 "외국계은행의 대형 딜인 만큼 금융당국도 적극 개입하며 관여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변수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 철수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높은 인건비 부담이다. 고연봉 직원들이 많아 사전에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인수를 논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정도 되야 시장의 수요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원매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이 OK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인허가 조건을 완화시켜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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