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17년 1차 광풍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가세하며 암호화폐 시장이 더욱 팽창하고 있다. 다만 가격 변동성이 크고 디지털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는 등 제도권 편입 논의는 활발하다.벤처캐피탈(VC) 역시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암호화폐에 쓰이는 기술인 블록체인에도 주목한다. 벤처캐피탈이 2017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모태자펀드 등을 통해 암호화폐 관련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금액으로 보면 아직은 미미하지만 정책자금을 활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언급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다. 벤처캐피탈 펀드에 자금을 대는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의 태도도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계약서다.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다. 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벤처캐피탈은 사전에 투자기업의 암호화폐 관련 움직임을 파악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투자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할 경우 LP들로부터 패널티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암호화폐를 단순 투기 수단으로 평가 절하하며 관련 생태계를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블록체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들은 한숨짓는다. 일부 스타트업은 차세대 블록체인을 목표로 암호화폐를 개발하려 했지만 이 같은 현실에 주저하고 있다.
암호화폐 너머엔 '메타버스(MetaVerse)'가 있다. 가상(Meta)과 세계관(Universe)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살아갈 새로운 디지털 공간, 디지털화된 지구를 의미한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 엔터산업 등 오락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업무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여러 활동을 이루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수년 내 관련 시장 규모가 수백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는 이 같은 메타버스에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여러 플랫폼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대체불가토큰(NFT) 등 암호화폐 별 특징과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프로토콜 경제로 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관련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선 벤처캐피탈의 자금이 원활히 공급돼야 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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