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증권사 열전]하이투자증권, 최고 효자 부동산PF에 힘싣는다①작년 순영업이익 55% 책임져…자본총액 1조 클럽 가입
강철 기자공개 2021-05-27 12:58:38
[편집자주]
중견 증권사는 국내 금융산업의 일원으로서 작지만 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 특정 사업에 강점을 지닌 중견 증권사의 활약은 금융 생태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든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견뎌내며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증권업의 미래가 이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퀀텀점프 도약대에 선 국내 중견 증권사의 강점과 사업·재무적 비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은 1989년 10월 제일투자신탁으로 출범한 증권사다. 설립 초기 부산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을 시작한 이 지방투신사는 30년이 지난 현재 자산총액만 11조원에 달하는 국내 20대 증권사로 성장했다.지금의 하이투자증권을 만든 일등공신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중장기 먹거리 발굴을 위해 2010년 시작한 부동산 PF는 지난해 전체 순영업수익의 55%를 책임지며 하이투자증권의 명실상부한 최고 효자 사업부로 자리 잡았다.
◇PF가 사상 최대 실적 이끌어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 별도 기준으로 순영업수익 3775억원, 영업이익 1302억원, 순이익 106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매출액은 약 100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순이익은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 실적은 부동산 PF 사업이 견인했다. 부동산 PF가 속한 'IB/PF' 부문은 2020년 전체 순영업수익의 54.5%에 해당하는 2056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위탁중개, 금융상품, 상품운용 등 하아투자증권 주요 사업부 가운데 2000억원이 넘는 순영업수익을 기록한 곳은 IB/PF가 유일하다.
김진영 투자금융 총괄 사장을 비롯한 IB/PF 사업부 실무진은 지난해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한 비주거용 부동산으로 PF 딜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안성 쿠팡 물류센터,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팸스 평택캠프 복합물류센터, 대전 용복동 지식산업센터 등의 딜을 따내는 성과를 달성했다.
기본 수익원인 채무보증 수수료 외에 PF 금융자문 관련 실적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그 결과 2019년 338억원 수준이던 금융자문 수수료는 지난해 859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자문과 채무보증에서 창출한 수수료만 1591억원에 달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객관적인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주거용 부동산에 치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비주거용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심사를 할 때마다 개발 대상 부동산의 분양 가능성 등을 검증한 LTV(담보인정비율)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부동산금융 성장 맞춰 사세도 확장
하이투자증권은 1989년 설립 후 20년 가까이 수탁과 자금운용 중심의 사업 전략을 유지했다. 이 같은 경영 기조는 1997년 12월 CJ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그 결과 연간 영업수익이 2000억~3000억원 수준에서 머무는 답보 상태가 오랜 기간 이어졌다.
실적과 외형은 부동산 PF 사업을 본격 시작한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를 중장기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 하에 조직 내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했다. 김진영 사장도 부동산 PF 육성이 한창이던 2014년 하이투자증권에 합류했다.
김 사장을 위시한 전담팀은 미단 시티, 송도 신도시, 검단 산업단지, 인천 북항 배후부지, 해운대 레지던스 호텔, 까뮤이앤씨 라마다 앙코르 호텔, 용인 레지던스 개발 등 여러 PF에 참여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연 평균 20~30건의 PF 대출을 실행하는 와중에도 부도율을 사실상 0%로 유지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 4월 개장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는 하이투자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초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다.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사업비 1조3000억의 절반에 해당하는 7000억원 대출을 주선했다. 17개 금융사로 구성한 대주단을 이끌며 선순위 5000억원, 후순위 2000억원 대출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부동산 PF가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은 결과 2010년 4200억원 수준이던 하이투자증권의 연결 영업수익은 지난해 1조6749억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1조8000억원에서 10조54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 말 자본총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효율성 방점 조직개편…리스크 체계도 정비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초 부동산 업무 관련 조직을 부동산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등 총 3개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의 투자금융본부에서 부동산금융본부를 분리하는 한편 각 부서에 각각 3개의 하위 부서를 편제했다.
아울러 부동산 PF 사업을 반석에 올린 김진영 투자금융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인사를 통해 김경규 대표가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가운데 김 사장이 부동산금융, 구조화 금융, DCM, ECM 등을 책임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리스크 관리도 보다 강화했다. 일례로 매입 확약이 필요한 경우 A- 신용등급 이상을 보유한 건설사의 책임 준공 보증이 있는 프로젝트에만 참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직 개편과 리스크 체계 정비를 통해 부동산 PF 사업 확장에 한층 힘을 실을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 규정에 맞춰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을 최대 100% 이내로 관리 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부동산 인수 후 매각(sell-down)을 통해 보유 포지션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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