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KB국민은행, 가계금융 앞지른 기업금융 손익중기 대출자산 중심 체질개선 영향, 자산 대비 영업이익률 0.2%대 회복
이장준 기자공개 2021-05-26 07:52:1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기업금융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손익 규모가 처음으로 가계금융을 넘어섰다. 가계금융은 모기지 중심의 안전자산을 키우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대신 건당 수익성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자산 위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전체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5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8326억원과 비교하면 14.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7.8% 증가한 6906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가계금융은 여기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1분기에 외부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인 가계금융은 영업손익은 727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229억원 줄어든 규모다.
수익 규모 확대를 뒷받침한 건 기업금융이다. 1분기 기업금융 부문에서 벌어들인 영업손익은 8092억원에 달했다. 1년 전 571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1.6%나 증가했다. 영업손익 규모 측면에서 기업금융이 가계금융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증가 규모로만 보면 가계대출 확대 폭이 더 컸다. 지난해 1년간 가계대출은 13조9096억원 늘어났다. 기업금융 대출금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2조5411억원 증가했다. 그동안 꾸준히 기업금융 자산을 키웠으나 여전히 대출 총량 자체를 놓고 보면 가계금융이 많은 셈이다.
그럼에도 수익 규모가 역전된 건 대출 특성상 기업금융의 마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중심이 돼 대부분 100% 담보를 인정받는다. 은행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대출자산이지만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대출은 이와 달리 담보를 일부인 70~80% 정도만 잡고 나머지를 신용대출로 커버하는 경우도 많아 금리가 높다.
성장률도 기업금융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때 예외 조치를 두기도 했으나 통상 감독당국에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도 가계 신용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기업대출은 그에 반해 금융지원 수요가 커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위주 성장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중소기업대출은 10.7% 증가했다.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기업대출은 1년 새 8.2% 성장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도 9.4% 성장했는데 일반자금대출(7.3%)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주택자금대출(11.3%)이 성장의 주축이 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대출 자산 성장률이 높아 가계대출보다 수익을 많이 냈다"며 "신용등급, 업종 등에 따라 금리 차는 있지만 기업대출은 평균적으로 가계대출과 비교했을 때 대출금액당 발생하는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마진율을 따져보면 기업금융이 '한 수 위'다. 기업금융과 가계금융의 자산 대비 영업이익률은 1분기 기준 각각 0.25%, 0.11%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기업금융은 2bp 상승했고 가계금융은 1bp 하락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의 대출자산 대비 영업이익률은 0.19%에서 0.21%로 개선됐다.
1년 새 기업금융의 자산 대비 순이익률은 0.16%에서 0.1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금융의 자산 대비 순이익률은 1bp 하락해 0.08%를 기록했다. 전체 대출자산 대비 순이익률은 0.13%에서 0.15%로 올랐다.
충당금 적립을 고려하면 기업금융과 가계금융 간 마진 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기업금융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54억원에 그쳤다. 가계금융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696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올 1분기에는 기업금융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29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74억원으로 기업금융보다 규모가 작았다. 기업금융 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으면서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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