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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수익성 우려' 켐트로닉스, 확장 전략 급제동 걸리나②삼성전기 와이파이 모듈사업 M&A 철회, 인수 실탄 1242억 제자리로

김형락 기자공개 2021-06-03 13:07:33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올해 전체 1496개 코스닥 상장사 중 419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90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켐트로닉스가 인수·합병(M&A) 확장 행보에서 한발 물러섰다. 삼성전기 와이파이(WiFi) 통신모듈사업 인수를 장고 끝에 물렀다. 계산기를 다시 두드린 결과, 수익성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연 확대보다 기존 사업 내실 다지기로 경영전략을 선회했다.

켐트로닉스가 창립 이후 최대 규모 M&A를 백지화했다. 지난 28일 삼성전기 와이파이 통신모듈사업 인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잔금일(31일) 직전 계약을 해제했다. 계약금 83억원을 지급하고, 잔금 973억원을 남겨두고 있었다.

사업 인수 후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워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영업·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에는 와이파이 통신모듈사업 성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인수 절차 진행 도중 와이파이 모듈시장이 급변해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하고 삼성전기에 계약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개발 방향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고객사인 삼성전자 개발 방향이 급변해 와이파이 통신모듈사업 불확실성이 컸다"며 "삼성전기와 합의해 계약을 해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와이파이 모듈 생산법인인 태국법인 'Samsung Electro-Mechanics(Thailand)'를 포함한 와이파이 통신모듈 사업을 매물로 내놨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주력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와이파이 모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가전 등 기기 간 무선 통신을 제공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모듈이다.

와이파이 통신모듈사업은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삼성전기 재무제표에 집계된 태국법인 매출액은 2764억원, 영업손실은 321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971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75억원을 기록했다.

켐트로닉스는 지분 72.2%를 쥐고 있는 종속회사 위츠를 앞세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삼성전기와 1055억원 규모 영업·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9년 무선충전사업 이후 또다시 위츠가 삼성전기 비주력사업 인수자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선충전사업은 삼성전자를 안정적으로 매출처로 확보한 알짜 매물이었다. 지난해 위츠 주요 거래처와 매출액은 △삼성전자 베트남 640억원(매출 비중 88%)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웅웬 33억원(5%) △삼성전자 33억원(5%) 등이다.

모회사 켐트로닉스도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4K, 8K QLED TV에 적용되는 LD LED Plate Board(Backlight 제품 공급), PBA(채널·소리를 조정하는 스위치, 전원장치, 각종 센서 등이 결합된 모듈)를 생산하고 있다.

와이파이 통신모듈사업까지 인수해 근거리 무선통신 솔루션 전문업체로 입지 강화를 노렸다. 켐트로닉스가 제조하는 TV 와이파이 모듈과 더불어 와이파이 관련 토탈 솔루션을 구축하려 했다.

M&A 실탄도 장전해뒀다. 위츠는 전방위로 자금을 끌어와 올해 곳간에 1242억원을 채웠다. 켐트로닉스에서 받은 대여금 127억원, 유상증자 납입대금 587억원, 산업은행 차입금 528억원이 모였다.

켐트로닉스는 당분간 확장전략보다 기존 사업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위츠가 조달한 자금은 삼성전기에서 계약금(83억원)을 돌려받은 뒤 상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M&A에서 발을 빼면서 용처를 잃었기 때문이다.

켐트로닉스 관계자 "인수대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다 상환하려 한다"며 "M&A는 부가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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