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율촌화학]신동윤 부회장 최대주주 입지 굳건, 계열분리는 언제쯤?고 신춘호 농심 회장 지분 일부 상속
조은아 기자공개 2021-06-03 09:27:0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율촌화학 지분 일부를 상속받으면서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다만 여동생 윤경씨 및 아들 시열씨와 지분을 나눠 상속받으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지분율이 낮아졌다.31일 율촌화학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신춘호 회장의 율촌화학 지분 134만7890주를 상속받았다. 신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3.93%에서 19.36%로 높아졌다. 신 부회장과 함께 윤경씨와 시열씨도 각각 지분 100만주씩을 상속받았다.
특히 윤경씨는 율촌화학 지분이 하나도 없었으나 이번 상속으로 단번에 지분율이 4.03%로 높아져 신 부회장, 시열씨, 김낙양씨에 이어 개인 4대주주로 올라섰다. 윤경씨는 신춘호 회장의 차녀이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농심그룹과 아모레퍼시픽그룹 양쪽 모두에서 경영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다. 김낙양씨는 신춘호 회장의 부인이다. 시열씨의 경우 기존 지분율이 0.61%였으나 고모와 같은 수의 주식을 받아 지분율이 4.64%로 높아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신 부회장이 신춘호 회장의 율촌화학 지분을 모두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 회장은 기존 농심 주식 35만주(5.75%), 율촌화학 주식 334만7890주(13.5%). 농심캐피탈 주식 53만주(10%)를 보유했다. 이 지분을 각각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아들들에게 전량 넘겨주면 각자가 맡은 사업영역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도 한층 쉬워지기 때문이다.
농심그룹은 일찌감치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마련해놨다. 신동원 부회장이 식품사업을, 신동윤 부회장이 포장재사업을, 신동익 부회장이 유통사업을 이끌고 있다.
농심 지분은 아예 신동원 부회장을 제외한 다른 친인척들에게 상속됐다.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 지분을 상속받지 않아도 승계와 연관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동원 부회장은 이미 농심의 최대주주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인 신동윤 부회장(13.18%)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이미 안정적인 후계 구도를 구축했다.
농심 지분은 신동익 부회장(5만주),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5만주), 신상렬씨(20만주), 신승렬씨(5만주)에게 상속됐다. 신현주 부회장은 신 회장의 장녀고 상렬씨는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이자 장손이다. 상렬씨의 농심 지분율은 0%에서 3.29%로 높아지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상렬씨는 1993년생으로 현재 농심에서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3형제 가운데 막내 신동익 부회장만 농심캐피탈 지분을 오롯이 물려받았다.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중심으로 엔디에스, 호텔농심, 농심캐피탈 등을 이끌고 있는데 이번에 농심캐피탈 지분 53만주 전량을 모두 받아 지분율이 기존 10%에서 20%으로 높아졌다.
업계는 이번 지분 상속을 계기로 농심의 계열분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건은 율촌화학이다. 율촌화학의 최대주주는 농심홀딩스로 지분 31.94%를 들고 있다. 신동윤 부회장의 지분은 이번 상속분을 더해도 19.36%에 그쳐 최대주주와 격차가 크다. 계열분리를 위해선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 13.18%와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 31.94%를 교환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그룹에게 계열분리가 시급한 이유는 당장 내년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겨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심그룹은 원료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를 수직계열화한 상태다. 주력 상품인 라면은 농심, 포장지는 율촌화학, 라면 스프는 태경농산이 담당하는 등 계열사들이 밀접한 내부거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올해 5월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넘기지 않으면서 내년까지는 시간을 벌었다. 다만 내년에는 5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 자산규모를 낮추기 위한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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