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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미얀마 가스전 '산증인' 주시보 사장,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②2005년부터 10년간 현장 지휘, 영업이익 비중 64%...군부 쿠데타, 다각화 계기되나

김서영 기자공개 2021-06-04 10:31:22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사진)이 올해 취임 1년째를 맞았다. '대우맨' 출신 대표이사로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초창기부터 직접 책임져 왔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포스코인터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분리매각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캐시카우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미얀마 쿠데타 등 중대한 변수의 등장으로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주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주시보 사장, 미얀마 가스전 캐시카우 만든 '대우맨'

포스코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주인 없는 회사'로 있던 10년 동안 자원개발 사업에 매진했다. 당시 포스코인터의 전신인 ㈜대우는 미얀마 정부로부터 서부 해상 탐사권을 취득했다. 2004년 1월에는 A-1 가스전, 2006년에는 A-3 가스전 탐사에 성공했다. 2008년 말 중국 정부와 30년 단위의 장기계약을 맺으며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그룹에 인수되고 3년이 지난 2013년 말 미얀마 가스전은 생산 개시에 들어가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미얀마 가스전은 포스코인터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2013년 이전 포스코인터의 영업이익률은 0%대에 불과했다. 10조원대 후반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1500억원대에 그쳤다. 주력 사업인 트레이딩은 매출 규모는 크지만 수수료가 높지 않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 구조는 포스코인터의 오랜 고민이었다.

미얀마 가스전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서 포스코인터는 2%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2013년 158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3761억원으로 136.69% 급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0.93%에서 1.84%로 0.91%포인트(p) 높아졌다. 2015년에는 미얀마 가스전의 영업이익(3770억원)이 전체 영업이익(3761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포스코인터의 영업이익은 2017년 4000억원대를 돌파했고, 2019년 6053억원까지 커졌다.

포스코인터에게 '가뭄의 단비'로 여겨지는 미얀마 가스전을 현장에서부터 진두지휘한 인물이 있다. 바로 주시보 사장이다. 주 사장은 2005년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하자마자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 참여했다. 2015년까지 11년 동안 현지 사업을 총괄했다.

1960년생인 주 사장은 1984년 부경대 기관학과를 졸업했다. 미얀마E&P 사무소장에 재직 중이던 그는 2007년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상무로 승진한 주 사장은 2011년 해외생산본부장을 맡았다. 2015년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자원개발본부장에 선임돼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물론 LNG 등 에너지 개발 사업 전체를 챙겼다.

주 사장은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린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포스코에 인수된 직후에는 포스코 사장 출신인 이동희 당시 포스코 회장 보좌역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전병일 사장, 김영상 사장 등 소위 '대우맨'이 포스코인터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재계 관계자는 “주시보 사장은 미얀마 가스전 등 포스코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역할을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며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사장, 한찬건 전 포스코건설 사장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은 포스코인터는 그룹 계열사를 이끄는 핵심 경영진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늘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5년 최대주주인 포스코 측에서 재무 개선을 위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내홍이 불거졌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은 매각을 반대하며 모기업 포스코의 입장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로 인해 전병일 사장이 해임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주 사장은 부사장으로서 자원개발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결국 권오준 당시 포스코 회장이 미얀마 가스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매각 고비를 넘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실적으로 승부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포스코인터의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2016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미얀마 가스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88.3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비중은 2019년 72.97%, 지난해 64.41%로 나타났다.

◇미얀마 리스크, 자원개발 '다각화' 계기 될까

캐시카우임을 입증한 미얀마 가스전에 다시 한번 위기가 감지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악재가 겹쳤다. 업계에서는 미얀마 사업에 정통한 주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

미얀마 리스크로 인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2개 분기 이후로 지연됐다. 2022년 완공 예정이었던 2단계 개발 일정이 미뤄진 탓이다. 수익성도 뒷걸음질 쳤다.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량은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97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304억원으로 68.85% 줄어들었다.

포스코인터는 곧바로 미얀마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포스코인터 측은 미얀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가스전 사업은 안정적으로 진행 중임을 밝혔다. 지난 4월5일에는 2~3단계 개발에 857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미얀마 리스크를 계기로 자원개발 사업을 확장하고 미얀마 가스전에 쏠린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인터의 자원개발 사업은 미얀마 가스전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2017년부터 에너지 개발 인프라와 트레이딩 역량을 결합해 국내 최초로 LNG 거래에 나섰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포스코인터는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미얀마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등으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분 투자 형식으로 신규 가스전 개발에 참여해 2030년부터 생산을 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친환경 대체원료로 꼽히는 LNG 트레이딩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LNG터미널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LNG 밸류체인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앞서 주 사장은 지난 4월 경영전략회의에서 "미얀마 사태로 인해 예기치 않게 회사가 미얀마에서 운영 중인 사업들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며 "단계별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본사와 현장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포스코인터내셔널 2021년 1분기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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