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맞손' 티에스아이·씨아이에스, 사업 효율 극대화 노린다200억 인수 계기, 협업 발판 조성…해외 턴키영업 가능성 기대
윤필호 기자공개 2021-06-04 08:50:4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티에스아이와 씨아이에스가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티에스아이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 씨아이에스와 지비이홀딩스가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시너지 창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차전지 공정에서 티에스아이의 믹싱과 전극제조 부분을 포함한 턴키 영업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지비이홀딩스는 씨아이에스의 최대주주다.2일 업계에 따르면 티에스아이는 최근 권면총액 220억원 규모 2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6월9일부터 2026년 6월7일까지다.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만2320원으로 공시 당일인 5월 31일 종가 1만550원보다 17.8% 높다. 향후 실적 개선에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환권 행사 시 발행 신주는 178만5714주다. 발행주식 수 대비 8.79% 규모다.
눈길을 끄는 건 전극 공정장비 제조업체 씨아이에스와 지비이홀딩스가 인수자로 참여해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란 점이다. 권면총액 기준으로 지비이홀딩스는 170억원, 씨아이에스가 30억원을 인수한다. 사실상 물량 대부분을 소화한 셈이다.
지비이홀딩스와 씨아이에스가 인수한 티에스아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약 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당초 협업을 전제로 투자를 진행한 만큼 전환 이후에 엑시트보다는 보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2차전지 선공정으로 분류되는 전극공정 분야에서의 사업 시너지 창출 기대감을 높였다. 티에스아이는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소재를 혼합하는 믹싱 공정에 필요한 장비 제조와 판매 등 시스템 솔루션 전반을 맡고 있다. 씨아이에스는 믹싱에 이어지는 전극 제조 공정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결국 양 사의 협업으로 2차전지 고객사를 상대로 믹싱부터 코팅, 압연, 슬리터를 포함하는 전극공정의 턴키(Turn-Key) 영업을 펼칠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2차전지 공정 설비 사업에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씨아이에스는 현재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티에스아이가 보유한 '드라이 믹서' 기술은 향후 이 같은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연구개발(R&D)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 사는 2차전지 산업군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접점을 만들어 왔다. 오랜 현장 경험을 갖춘 김수하 씨아이에스 대표와 표인식 티에스아이 대표는 이미 친분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작업 현장을 비롯해 거래소나 금융감독원에서 주재하는 업종별 교육 등에서 소통을 가지는 등 크고 작은 인연을 맺어왔다.
씨아이에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2차전지 전극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턴키 영업이 가능한 계기를 마련했다"며 "해외 고객사를 상대로 더 좋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고체 전해질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장비와 기술을 협력하는 파트너로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씨아이에스는 지난해 7월 최대주주가 지비이홀딩스로 바뀐 이후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비이홀딩스는 투자회사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그동안 씨아이에스의 전고체 배터리 전해액 개발을 위해 관련 업체 인수와 필요 자금 지원 등을 진행했다. 이번 CB 투자도 지비이홀딩스 주도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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