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가 '커트라인'은 얼마일까 본입찰 실시 전 자문사와 논의 전망…주당 1만원 안팎 유력
고진영 기자공개 2021-06-04 10:36:22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관건으로 지목되는 포인트는 거래가격이다. 그간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정상화에 들인 자금을 생각하면 마지노선을 신중히 정할 필요가 있다. 너무 높은 가격을 불러 또다시 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헐값에 팔아서도 안될 노릇이다.다만 산업은행이 과거 유력 원매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낼 당시 언급했던 매각 희망가를 감안할 때 대략적인 적정선 유추는 가능해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자문사에 산업은행 M&A실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 회계자문사로는 EY한영을 선정했다. 조만간 한데 모여 매각 본입찰 가격의 커트라인을 논의할 전망이다.
M&A(인수합병) 거래에서는 통상적으로 매각가 하한선을 책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설사 유효입찰이 성립되더라도 희망가와 괴리가 큰 상황이라면 무턱대고 매물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2015년 금호산업을 팔 때에도 본입찰 실시 전 매각가를 정하는 단계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대우건설의 경우 산업은행이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지분을 사들이고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들인 자금이 3조 2000억원에 육박한다. 사실상 어느정도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저 기준선을 정하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약 3년 반 전 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개시하기 전에도 산업은행은 유력 원매자들에게 바라는 최저가격을 미리 피력했다. 당시 호반건설과 부영, SK건설 등 건설사를 비롯해 MDM, 신영 등 시행사에도 접촉했으며 이들에게 전했던 희망가가 주당 1만원이다.
그러나 그 시기에 주가가 5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산업은행은 결과적으로 눈 높이를 대폭 낮출 수밖에 없었다. 호반건설의 분할매각안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본입찰 최저 기준선인 매각예정 가격을 주당 7300~7500원으로 정했다. 최종적으로 합의했던 인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25~29%로 설정한 주당 7600원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중 40%만 먼저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 10.75%는 2년 뒤 인수할 수 있는 조건부 계약에 합의했다. 전체 지분으로 계산한 인수 가격은 1조6200억원가량이었지만 지분 40%만 따진 인수대금은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산업은행이 1조6000억원 규모의 손해를 감수하고 고집을 꺾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뭇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은행의 고민이던 낮은 주가는 일정 부분 해소가 된 상황이다. 2018년 매각을 시도했을 때는 5000~6000원대 초반에서 요지부동해 골치를 앓았지만 올 들어 주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7000원대에 안착했다. 전날(1일)에는 8350원에 장을 마쳤다. 매각 소식이 들리자 시장이 반응한 덕분인데 주가가 8000원을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입찰에서 예비 인수후보들이 주가를 기준으로 제시가를 써낼 경우 산업은행이 과거 희망했던 가격과 비슷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5월 한달 동안의 평균 주가인 약 76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적용해보면 주당 9800원 정도로 계산된다.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당 1만원 선은 무난한 목표로 여겨진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에 나선 대상은 구체적으로 대우건설 지분의 50.75%다. 주당 1만원을 상장주식수(4억1562만2638주)에 대입해보면 예상되는 총 인수가는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건설주 자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대우건설도 재무적으로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주당 8500~9000원 밑으로 양보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실사가 진행되면서 변수가 등장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한앤컴퍼니 등 국내 원매자들을 포함해 중국 건설사인 중국공정총공사 등이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DS네트웍스 컨소와 중흥선설의 인수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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