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JYP, 디어유 지분 '통 큰 베팅' 배경은 두둑한 현금변상봉 부사장, '보수적 기조' 바탕 518억 축적…130억 투자 승부수
최필우 기자공개 2021-06-09 08:12:1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1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에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했다. JYP는 그간 보수적 재무 기조를 바탕으로 실패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젠 축적된 현금과 견조한 이익 구조를 확보해 승부수를 던질 체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YP는 디어유에 130억원을 투자해 지분 23.3%를 확보했다. 이는 JYP가 타법인 투자에 쓴 자금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변상봉 JYP 부사장(CFO)이 재무 의사결정을 총괄하고 있다. 변 부사장은 건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동서식품, 이네트 등에서 재무회계 경력을 쌓았다. 미국 드렉셀대학교(Drexel University) 유학 직후인 2006년 4월 JYP에 합류해 CFO 직을 유지하고 있다.

변 부사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신중한 재무 관리자로 정평이 나 있다. M&A로 사세를 키운 경쟁사 SM, YG엔터테인먼트와 달리 대규모 투자를 극도로 꺼린다. 신사업을 추진할 때는 재무 구조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식이다. 오너인 박진영 JYP 이사도 변 부사장의 방침을 존중하면서 15년째 동반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타법인 출자 현황에서 변 부사장의 재무 기조를 엿볼 수 있다. 1997년 설립된 JYP(피합병법인 기준)의 최고 투자 금액은 디어유 전까지 50억원이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의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자회사 네이버제트에 투자했다. 지난해 4월 박 이사 개인 회사였던 JYP퍼블리싱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때 쓴 27억원이 역대 두번째다.
오너 의지로 추진하는 사업에도 보수적 기조가 예외없이 적용된다. JYP는 박 이사의 개인적 관심을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젠코스메티코스를 관계회사로 편입했다. 이때 투입된 돈은 10억원이다. 코스닥 우량기업부에 속해 있는 JYP의 신사업 추진 밑천으로는 다소 작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측하기 어렵고 다소 무리해 보이는 사업에 큰 돈을 쓰지 않는 게 JYP의 최대 장점"이라며 "오너인 박진영 이사가 CFO의 보수적 기조를 존중하면서 이같은 경향이 만들어 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 부사장이 곳간을 알뜰하게 관리하면서 현금성자산은 꾸준히 늘었다. 비상장 JYP가 옛 제이튠엔터테인먼트(현 JYP)를 인수한 2011년 이후 현금 추이를 보면 양사가 합병된 2013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2016년엔 200억원, 2018년엔 400억원을 넘겼고 지난 1분기말에는 역대 최고치인 51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이 쌓인 데다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면서 신사업 투자 규모를 늘릴 만한 펀더멘털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했다. JYP는 2018~2020년 3년간 연 평균 순이익 28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243억원, 2019년 312억원, 2020년 296억원으로 기복도 크지 않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248억원, 1554억원, 1444억원으로 견조하다.
디어유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낸 것도 변 부사장의 투자 결단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날로 늘고 변동비가 크지 않은 플랫폼 사업 특성상 다시 영업 적자로 돌아서긴 쉽지 않아서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디어유 플랫폼에 입점해 있고 MD(기획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어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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