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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교육을 움직이는 사람들]교육업 '패러다임' 전환 양태회 대표의 비상①'출판·교과서' 20여년 산증인, '교육 매개' 사회문제 해결 등 가치창출 앞장

김은 기자공개 2021-06-14 07:55:13

[편집자주]

1998년 비유와 상징이라는 작은 출판사로 시작한 비상교육은 학령 인구 감소, 교육 정책 변화, 코로나19 등의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국내 대표 교육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교육'을 매개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꿈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비상교육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8년 비유와 상징이라는 작은 출판사로 시작한 '비상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염원을 안고 출범한 이후 학습 참고서 시리즈 '한권으로 끝내기', '완자' 등이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며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출판사업은 물론 교과서, 한국어 교육, 에듀테크 등 전방위로 영역을 확장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 교육 정책 변화, 코로나19 등 그동안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양 대표는 그때마다 '선택과 집중', '과감한 결단'을 통해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반전시켰다.

◇비전공 국어강사의 길 찾기, '한끝·완자' 등 베스트셀러 탄생 주인공

후발주자인데도 비상교육이 교육업계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주인 양태회 대표(사진)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양 대표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줄곧 교육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산증인'으로 꼽힌다.

교육산업의 역사와 함께 했음을 증명하듯 비상교육 본사 한편에는 '대한민국 교과서 역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 비상의 공간인 동시에 외부 교육전문가가 모이는 소통의 장소인 만큼 교과서의 역사를 돌아보며 다시 한번 의미를 되새기자는 양 대표의 생각이 투영됐다.

'비유와 상징'의 줄임 말인 비상교육의 기원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고려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한 양 대표는 몇몇 친구들과 뜻을 모아 학원사업을 시작했다. 통계학을 전공한 친구는 수학을, 공대 출신 친구는 영어를 맡아 강의를 진행했다. 모두가 기피하던 국어 과목은 학창시절 문학을 좋아했다는 이유로 양 대표의 몫이 되었다.

비전공자였던 그는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학습 참고서를 섭렵하고 헌책방을 돌며 학교선생님들의 강의 내용이 빼곡하게 적힌 교과서를 다발로 사들여 중고등 국어 독파에 나섰다. 학원 강사를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활용해 그는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참고서를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학습 교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3년 한 권으로 묶인 길잡이국어가 그 결실이다. 이 책은 모든 참고서와 문제집을 집약해 국어 기본 개념과 문법, 장르 특성 등 국어 체계를 세운 교재였다. 이 책은 학원용 교재 개발의 시발점이자 베스트셀로 꼽히는 '한끝(한권으로 끝내기)'의 뿌리다.

특히 이 책은 학원 선생님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본인과 같은 비전공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도움을 주겠다는 양 대표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를 시작으로 비상교육은 '오투', '개념+유형', '완자' 등 학습 참고서를 탄생시켰다. 특히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저비용 고효율 학습을 모토로 개발된 '완자'는 자기주도 학습서를 대표하며 2000만권 이상 팔렸다. 사세가 커지면서 회사는 국어 이외의 교과목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학습 참고서 시장에서 내공을 쌓은 양 대표는 2008년 교과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종합 교육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양 대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측면이 컸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비상교육은 처음 출원한 중등 수학 교과서가 전국 채택률 1위(17%)를 달성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총 90종의 초중고 검인정 교과서를 출원한 비상교육은 누적 채택률 1위 교과서가 약 50종에 달하는 업계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과감한 결단으로 위기 돌파, 이익 추구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목표

양 대표는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업무에 있어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실제 그는 학교에 직접 찾아가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는 등 다양한 조사를 통해 전문성 있는 교재 개발을 목표로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고 있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비상교육이 기존의 것에 머무르지 않고 남이 가지 않는 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양 대표의 경영철학과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과감한 전략가 타입의 업무방식을 가졌지만 구성원들과 격의없이 잘 어울리고 소탈하신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간 이후에도 교재를 그대로 놓는 것이 아니라 재고나 반품이 들어오더라도 폐기하고 매 학기, 매 학년, 새롭게 개선본을 개발해서 완벽한 학습서가 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섰다. 이는 수십년이 지난 현재까지 비상교육이 사랑받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양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항상 '전형'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부 환경 등으로 인해 혼자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 가장 완벽한 '전형' 찾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교육을 매개로 하지만 궁극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학생들에게 조금 더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비상의 최종 목표이자 본인의 역할이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히 이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실제 그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가치' 중심의 활동을 펼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비상교육은 모두가 다른 일을 하지만 동일한 지위를 가진 기획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대리, 과장 등의 직급 체계 대신 서로를 CP(Creative Planner)라고 부른다.

<비상교육 본사에 위치한 대한민국 교과서 역사관>

이는 양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만든 '우리의 믿음'에도 드러나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이곳에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 등의 문장으로 구성된 우리의 믿음은 전 구성원의 토론과 합의를 거쳐 탄생한 비상교육의 핵심가치다.

비상교육은 현재 출판사업 외 온라인 교육. 디지털 교육, 학원 교육, 교육평가, 교원연수, 한국어 교육 등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이던 교육업계가 최근 코로나19에 직면하면서 빠르게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에듀테크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며 장기적 돌파구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어, 수학 등 과목별 교육이나 일방향의 지식 주입 교육 대신 새로운 교육 방법론을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해나가며 교육업 패러다임 전환에 앞장설 계획이다.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는 "비상교육의 책들은 많은 학생들의 학습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전 직원의 치열하고 피말리는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비상인들과 함께 교육 출판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데 집중하며 세계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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