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라이브 스트리밍(나우), 음원(바이브), 오디오클립 등의 서비스를 한데 묶어 '튠 CIC(사내독립기업)'로 만든 사실을 취재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요즘은 OTT를 위시한 동영상 서비스가 대세인데 왜 뜬금없이 오디오 콘텐츠에 집중할까. 뭔가 동영상 시대와 맞지 않는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네이버에서 CIC는 분사 후보로 간주된다. 네이버웹툰과 네이버파이낸셜도 CIC 형태로 있다가 분사된 곳이다. 튠 CIC 설립은 네이버가 오디오 서비스의 가능성을 주목한다는 의미다. 더구나 지난해 동영상 사업 '브이라이브(V Live)' 등을 담당하던 V CIC를 폐지한 후 설립한 게 오디오 콘텐츠 관련 CIC란 점에서 궁금증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의문은 생각지 못한 기회에 네이버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풀렸다. 음원서비스 '플로'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다. 옛 아이리버의 후신인 이 회사는 지난달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로부터 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뒤 3년간 2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오디오 콘텐츠 강화다. 콘텐츠 카테고리를 발굴하거나 직접 오리지널 팟캐스트를제작하는 등 크리에이터 또는 플랫폼들과 함께 오디오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거나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오디오 시장을 키우기 위한 파트너십에도 적극 나선다. 음악플랫폼→음원유통→공연→플로 점유율 확대 등 음악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플로의 외연을 넓히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네이버 역시 비슷한 사업방향으로 여겨진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바이브는 음원서비스 업계의 절대강자 멜론(카카오)과 신흥강자 유튜브뮤직(구글)에 치여 점유율 순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음원서비스는 회사별로 유형이 비슷하다보니 대단히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기존 판을 깨기 어렵다. 그래서 택한 게 음원서비스와 시너지 효과가 큰 오디오 콘텐츠를 연동, 음원 유저 외 팟캐스트 수요층까지 끌어모으는 전략이다.
팟캐스트 제작업체 앵커, 김렛미디어 등을 인수하며 오디오 콘텐츠 사업을 키운 스포티파이, 비슷한 정기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인 애플, 신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스페이스)를 시작하는 트위터, 연내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페이스북도 비슷한 행보다. 작곡가, 기획사 등과 로열티를 나누는 음원서비스와 달리 팟캐스트 등의 오디오 콘텐츠는 플랫폼이 모든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골드만삭스가 밝힌 오디오 콘텐츠 시장 전망을 보면 2019년 220억달러 수준이던 마켓규모가 오는 2030년 753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내달 1일 카카오에서 분사하는 멜론컴퍼니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영상 시대의 틈새로 불리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두고 ICT 기업들의 각축전이 흥미로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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