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자구안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두산건설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그룹에서는 두산건설 매각 대신 재무적투자자(FI) 초청을 통한 자본확충을 희망하고 있으나, FI측에서는 자금수혈과 함께 경영권 이전을 원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장고 끝 내려질 두산그룹 판단에 딜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대주주 두산중공업은 신주 자본확충 형태로 두산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FI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투자자를 두산건설 주주로 끌어들이고 두산건설 경영권은 두산중공업이 유지하겠다는 것이 최근 협상작업의 골자다.
두산건설 매각작업은 지난해 두산중공업과 대우산업개발 간 협상이 결렬된 뒤 올 상반기안에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예상과는 달리 두산건설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자 두산그룹의 의중에 시장 관심이 모였던 상황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매도자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경영권 매각이 아닌 소수지분 투자유치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두산그룹에서 투자유치 마지노선 금액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고 지분율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경우에 신규 투자자는 두산중공업에 이어 2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FI들이 두산건설 정상화에 투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액수는 3000억원 상당인데, 수천억원을 투입하게 되더라도 주요지분 확보에 그치게 되는 점이 거래성사의 난점으로 꼽히고 있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생각하는 최우선 순위는 두산건설에 신주 자본확충 형태로 유동성을 공급받는 방안”이라며 “3자배정 형태로 외부에서 투자유치를 받지만 두산건설의 경영권은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깊이 있게 검토했던 두산그룹이 최근 들어 의사결정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관전평이 오간다.
우선 두산건설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두산건설은 물적·인적분할 과정에서 두산건설 부채비율이 하락했고,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며 부실 우려가 줄어든 바 있다. 여기에 건설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도 두산건설에 대한 두산그룹의 의중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다만 거래성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양 측의 시각차가 커 간극을 해소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FI들은 재무적주치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경영권 확보를 원하고 있고, 이러한 외부 투자자들의 요청사항을 두산그룹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거래성사까지 협상이 원만히 이어져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해 딜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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