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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신산업 해부]'軍 XR훈련' 최강자 에이트원, B2C로 가늠쇠 이동①육해공 시뮬레이션 특화, 매출 의존도 커‥교육·산업 시장 '시프트'

조영갑 기자공개 2021-06-28 10:09:08

[편집자주]

미국의 인기 게임 '로블록스'를 계기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고 있다. 현실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기술과 콘텐츠를 앞세워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은 물론 학계, 정부에서 활용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벨은 메타버스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도전에 나선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짜 자동차를 모는 것 같아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VR·AR엑스포2021'. XR·메타버스 전문기업 '에이트원'의 전시 부스에 XR 드라이빙을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관람객은 속도감에 놀란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3D 게임과 유사해 보이지만 화면이 아니라 XR 고글을 착용하고 운전하는 방식이다. 직접 체험해 본 결과, 현실 운전과 유사하게 공간감과 실재감이 탁월했다.

가상훈련·국방시뮬레이터 등 군용 메타버스 분야의 최강자 '에이트원'이 사업의 가늠쇠를 민수분야로 옮기고 있다. 국방부 예산안 편성에 따라 매출액이 출렁이는 등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창출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에이트원은 최근 민간분야의 시뮬레이터, 산업용 XR(확장현실) 콘텐츠 등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영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08년 설립 이후 방위산업 훈련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일반 기업용 XR 콘텐츠부터 교육, 엔터테인먼트용 콘텐츠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軍 훈련시장 간파한 3사관 출신 오너 김기호 대표

에이트원은 2008년 교육 전문기관인 에듀패스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당시 사명은 솔트웍스였다. 2010년 김기호 K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솔트웍스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교체하고, 기업의 체질도 대폭 변모시켰다. 교육산업 대신 방위산업 쪽으로 타깃시장을 설정한 것이다.

이는 김 대표의 이력과 연관 깊다. 김 대표는 1981년 육군제3사관학교를 졸업한 군인 출신 경영인이다. 처음부터 군수산업을 주력 시장으로 설정한 셈이다. 김 대표는 전역 후 한남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안보 최고경영자 과정을 거쳐 KC인베스트먼트를 설립, 본격적으로 사업의 길로 접어든다. 이 과정에서 솔트웍스를 인수한 것은 나름의 베팅이었다.

결과적으로 베팅은 성공했다. 당시 군용 훈련·교육 시장의 성장성을 간파한 김 대표는 군수사업에 화력을 집중해 단기간에 에이트원을 XR기반 훈련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올려놨다. 2015년 7월 코넥스에 상장한 데 이어 2016년 12월 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현재 김 대표는 개인지분 4.92%와 KC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11.20% 등 총 16%가량의 지배력을 확보한 대주주다. 현재 에이트원 경영은 회계법인 출신 최철순 대표가 맡고 있다.
▲한 관람객이 코엑스 서울VR·AR엑스포에서 에이트원이 개발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에이트원의 강점은 군수산업 레퍼런스다. 에이트원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XR 훈련 및 군수지원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2015년 육군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정비 실습용 CBT(컴퓨팅기반훈련), 해군 장보고-I 성능개량 통합전투체계 IETM/CBT, 2016년 LAH IETM SW 개발, 2017년 공군 T-50(FA-50), KT/A-1, KT-100 TO/IETM, 2019년 해양경찰 KUH-1 시뮬레이터 등을 공급하면서 가상훈련, 국방시뮬레이터 분야에서 지위를 다졌다. 전차, 전투기, 잠수함 등의 가상훈련, 운용지원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육군 장교 출신인 김 대표는 군 인맥이 두텁고, 무기체계와 훈련체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면서 "솔트웍스 인수 초기 컴퓨팅 기반 훈련(CBT)의 불모지에서 시작해 XR 전문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고 말했다.

다만 메타버스 기업들이 동일하게 겪고 있는 '수익성' 문제가 에이트원의 당면과제로 꼽힌다. 에이트원은 상장 첫해인 2017년을 제외하고, 3년째 내리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9년 100억원 가량의 세전순손실을 기록, 자본총계(108억원)에 육박하면서 올해 유사한 수준의 세전순손실(-96억원)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매출액 역시 편차가 있다. 2017년 111억원, 2018년 77억원, 2019년 131억원, 지난해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방부 발주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 탓으로 분석된다.

에이트원 관계자는 "군 발주 사업은 계약이 종료돼야 매출로 인식되기 때문에 계약기간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심하다"고 말했다.

에이트원은 이런 구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해 민수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산업용 시뮬레이터 시장에 진출한 이력이 있다. 2019년 포스코건설 건설안전 VR, 삼성SDS VR안전체험 콘텐츠,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중국 VR콘텐츠 등 대기업 향 교육 솔루션을 공급했다. 다만 관련 매출액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VR 영어회화·XR엔터테인먼트 시장 이동 '안간힘'

올해부터 에이트원은 교육용 가상 영어 회화 솔루션 'VR 뉴욕스토리'와 실시간 번영 화상회의 솔루션 'AIITLIVE'의 공급을 시작하고 있다. 더불어 E-스포츠 헬스케어 솔루션 'SYNCARVER', 레이싱 어트렉션 'M61 STEALTH' 등 타사와의 콘텐츠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VR뉴욕스토리.

특히 5월 런칭한 VR 뉴욕스토리의 경우 거대 영어회화 시장을 타깃팅한 야심작이다. 뉴욕시 50여곳의 랜드마크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성해 VR디바이스를 착용하고, 뉴욕 원어민과의 실시간 대화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AI 기반 음성인식 엔진기반 발화시스템을 통해 발음을 교정할 수 있다.

실시간 번역 솔루션 역시 인공신경망 기반 알고리즘(NMT)을 활용해 10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채팅창으로 보여준다. B2B 시장과 B2C 시장을 동시에 노리고 월과금 체계로 공급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채널인 투니버스, 곤충로봇 콘텐츠인 '벅스봇' 게임 어트랙션 솔루션을 개발한 투엠비게임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단번에 포트폴리오를 펼친다는 복안이다.

에이트원 관계자는 "그동안 군수산업에 특화된 XR 콘텐츠를 기반으로 회사의 기반을 닦아왔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교육용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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