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세메스, 역대급 매출 불구 현금흐름 '뒷걸음질'매출증가에 비용도 증가, 매출채권 3개월 이후 현금화...향후 현금흐름 큰폭 개선 전망
김혜란 기자공개 2021-06-18 08:04:3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장비 계열사 세메스가 1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현금 유동성은 되레 안 좋아졌다. 매출채권의 97%를 차지하는 삼성 계열사가 90일 어음 결제방식을 쓰고 있어 대금회수가 다음 분기에 이뤄지는 특성 때문이다.반도체 장비 주문은 매분기 일정하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반도체 시황에 따라 특정시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초호황 국면에 들어선 올해 1분기에 수주가 확 몰리며 회계상 매출이 늘었지만 그만큼 재료 구매 등 현금 유출이 집중됐다. 나가는 돈은 많은데,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지면서 영업현금흐름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메스의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은 8707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96%, 영업이익은 1129억원으로 41%가량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결회계로 잡히기 시작한 2017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2020년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2143억원, 2841억원인데 올 1분기에만 작년 매출과 영업익의 40%에 해당하는 실적을 이미 달성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올 들어 반도체 생산기지 투자를 늘리면서 세메스의 반도체 장비 수주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평택 P2라인 조기가동을 위해 설비 반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P3라인도 건설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 시안 낸드2공장에도 약 9조원을 투입해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증설도 앞두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역대급 실적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됐다는 점이다. 세메스의 1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4479억원으로 작년 1분기(-195억원)보다 더 악화됐다.
매출이 급증하면서 매출채권이 1조596억원이나 잡혔으나 아직 대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세메스는 삼성전자가 지분 91.54%를 보유한 반도체 장비 자회사다. 1분기 전체 매출채권 가운데 특수관계자인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채권이 1조269억원으로 무려 97%를 차지한다.
이런 매출 구조 속에서 세메스의 현금흐름은 삼성의 결제 방식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사 물품대금은 전액 현금결제로 하지만 2차 협력사라도 대기업에 대해선 90일 어음으로 지급한다. 세메스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삼성의 기업집단으로 대기업 계열에 속한다.
지난 1분기 3개월 동안 매출채권이 늘어나도 실제 대금을 받는 시기는 90일 이후이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날수록 분기 캐시플로우(현금흐름)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고 역설적으로 다음 분기에 매출이 줄어야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
물론 삼성으로부터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현금은 유입돼 연간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 다만 세메스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수주를 받은 뒤 협력사에 발주를 내는데 매출채권 회수기일과 매입채무 결제기간의 불일치로 인해 현금운용이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가 몰리면 재료 구매, 협력사에 지불하는 비용 등 지출이 많아지는데 90일 어음 방식으로 받는다면 1분기 안에 납품까지 마치고도 현금은 1분기 내 하나도 안 들어오기 때문에 캐시플로우에는 부정적"이라며 "매출이 급증하면 그만큼 현금이 빠져서 서로 상계돼 부담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세메스는 반도체 세정장비부터 포토·식각공정 장비, 검사·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국산화해 삼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세메스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이지만, 세메스의 경우 매출채권의 현금화 속도가 느린 탓에 수주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재무관리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는 횟수를 나타내는 매출채권회전율의 경우 4.31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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