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견' 경청하는 롯데, 하반기 VCM 이틀 연다 신동빈 회장 등 일부 고위직 전문가 수강, '체질개선' 독한말 등 관전포인트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23 08:08:1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2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하반기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이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개최된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4일 일정에서 단 하루짜리로 축소됐지만 올해는 외부의견 수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틀로 가닥을 잡았다.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간 '2021 하반기 롯데 VCM'을 개최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임원, 4개 BU장, 계열사 대표이사 등 총 90여명이 참석한다.
하반기 VCM은 상반기 경영보고와 함께 하반기 경영전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최대 규모의 중요 회의로 꼽힌다.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기 위한 실패와 성공사례 등을 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상반기 VCM보다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 특히 연말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임원들의 고삐를 바짝 죄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통상 하반기 VCM은 BU별로 미팅을 갖는 등 총 4~5일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나 지난해 이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회의시간을 하루로 단축했고 그나마도 3시간만에 끝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참석임원들을 한 곳에 집결시키지 않고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하지만 올해는 하루 더 늘려 이틀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 등 리스크가 상당한 상황에서 외부의견을 심도있게 청취하기 위해서다. VCM 첫날인 30일에는 외부 연구소 및 컨설팅펌에서 연사를 불러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현 상황 등을 자문받는다. 경제현안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망을 듣는 자리다.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도 노무라증권을 불러 '포스트 코로나' 전망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그룹은 1년에 한두번 정도 노무라증권으로부터 강연을 듣는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단 하루 3시간짜리 짧은 회의에서도 관련 시간을 가졌다는 점은 그만큼 외부의견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드러낸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 VCM에서 외부의견을 따로 청취하는 시간으로 별도로 하루를 책정했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롯데그룹 내 신성장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돌파구 등을 외부의 시각으로 들어보겠다는 의지다. 다만 이 자리는 비공개 행사로 신 회장을 비롯해 BU장 등 일부 고위경영진들만 참석한다.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들은 제외했다.
7월 1일에 진행하는 VCM 회의에는 계열사 사장단 전원이 모인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의 경제현안 전망 및 롯데지주 등의 경영보고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의 강평으로 마무리 된다.
이번 하반기 VCM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신 회장이 어떤 시각으로 경기를 보고 있느냐에 모아진다. 최근 신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 및 실물경기 위축 등을 우려하며 관련 사안을 면밀하게 살피라는 주문을 내렸다고 전해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전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공격적인 확장전략이 아닌 내실 키우기에 주력하며 더 나은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검토했던 요기요 M&A도 골목상권 이슈 및 미미한 시너지 등을 이유로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는 신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내놓느냐에 모아진다. 그간 신 회장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한말'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평소 성정 자체가 화를 내지 않는 편인데다 직설적인 화법보다는 간접적으로 에둘러 말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강한 표현이 거론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현장을 돌면서 실무임원 및 대표이사 등에 강하게 질타를 하거나 독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체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을 더욱 강력하게 쏟아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VCM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 지 고위임원들은 상당히 긴장하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최근 현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직접 현안을 챙기는 분위기가 역력한데 이는 어려운 시기에 체질개선에 고삐를 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하반기 VCM에서도 어떤 얘기가 오갈 지 내부 임원들은 꽤 긴장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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