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주주 서한' KB운용, 효성티앤씨 주식매각...배당정책 변화는③섬유부문, 이익기여도·차입금 재무지표 영향력…무역부문, '타이어 코드' 기여도 미미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30 10:18:11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티앤씨는 섬유부문과 무역·기타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무역부문이 더 크지만 이익 기여도는 섬유부문이 압도적이다. 때문에 효성티앤씨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와 차입금 지표를 비롯한 재무 지표에 미치는 영향도 섬유부문이 압도적이다.실제 효성티앤씨의 CAPEX(설비투자) 규모도 섬유부문이 좌우한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몇 년간 섬유부문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배당정책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2대 주주였던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성향 상향을 요구했던 배경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주식을 대부분 털고 나가면서 효성티앤씨는 배당에 대한 부담감을 덜게 됐다.
◇신용평가에 섬유부문 이익 기여도 절대적...무역부문 존재감 미미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티앤씨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요인으로 △ 스판덱스 사업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12% 이상이면서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 45% 이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를 꼽았다.
반면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는 △ 주력 제품의 경쟁력 약화로 사업안정성 저하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5% 미만이거나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 지표 5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를 꼽았다.
효성티앤씨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무역·기타부문에서 나오지만 무역부문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반면 섬유부문의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 사업경쟁력 강화는 등급 상향 가능성 요인으로 꼽았다.
무역부문은 타이어코드, 테크얀 등의 기타 사업 실적이 인적분할 이후 무역·기타 부문 내 포함된다. 다만 트레이딩 실적과 비교하면 무역부문 전체 실적을 일부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2018년 인적분할 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공장 가운데 일부는 효성티앤씨로 일부는 효성첨단소재로 귀속됐다"면서 "베트남 공장에서 타이어코드 등을 생산하기 때문에 연결 실적으로 잡히지만 규모가 큰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익 기여도 측면에선 그만큼 섬유부문의 중요도가 크다는 방증이다. EBITDA/매출액 지표 12% 이상을 유지하려면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한 섬유부문에서 이익 창출력을 키워야 한다. 섬유부문은 차입금의존도와도 관련이 깊다. 대부분의 투자가 섬유부문에서 이뤄지면서 차입금 니즈도 섬유부문이 크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는 출발부터 재무안정성 지표가 열위했다. 2018년 6월 인적 분할 과정에서 ㈜효성의 차입금 중 약 2조원이 효성티앤씨의 차입금으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2020년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94.79%를 기록했다. 2019년말 기준 453.10%에서 158.31%포인트(p)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판덱스 투자 소요...배당정책 변화 '관심'
효성티앤씨의 불안한 재무구조는 오락가락하는 배당정책의 원인이 됐다. 효성티앤씨의 2대주주였던 KB자산운용은 이같은 배당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주주서한을 두 차례 보내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2020년 효성티앤씨에 배당성향 상향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2019년 순이익이 불어났지만 배당성향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2018년에도 효성티앤씨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KB자산운용은 ㈜효성이 분할되기 이전인 2016년부터 투자해왔고, 분할 이후 섬유·무역부문이 귀속된 효성티앤씨에도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한때 15.6%의 지분율을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의 배당정책이 불투명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2019년 효성티앤씨의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이 9%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8년 배당성향인 20.31%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KB자산운용의 현금배당총액은 2018년 43억원, 2019년 86억원, 2020년 21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다만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배당성향은 일관성을 보이지 않고 오락가락했다. 2018년 20.3% 수준이었던 배당성향은 2019년 9.27%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0년 배당성향은 다시 15.97% 수준으로 올라왔다.
효성티앤씨의 배당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건 섬유부문의 투자 소요였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스판덱스 증설 등으로 투자 부담이 확대될 예정이다. 배당금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효성티앤씨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KB자산운용의 지분 매도와 관계없이 회사는 실적에 기초한 배당 정책을 꾸준히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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