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컨테이너사업 'SM상선'으로 일원화 대한상선, 컨선 3척 매각으로 '대선 영업' 종료…850억 시세 차익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28 13:06:5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해운부문의 컨테이너선 관련 사업을 SM상선으로 일원화했다. 해운3사(대한해운·대한상선·SM상선)가 각자 사업별 특성에 맞춰 독립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그동안 SM상선은 대선사업을 하는 대한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을 빌려 영업을 뛰어왔다.SM상선이 출범 5년차를 맞아 어느정도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컨테이너사업이 코로나19로 유래 없는 호황기를 맞은 덕분이다. 최근 SM상선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며 덩치 키우기에 한창이다. 보유 선박 확대는 원가 경쟁력 확보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대한상선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컨테이너선박 3척 매각의 건'을 의결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을 포함해 출석 이사 전원(4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머스크에리(6550TEU) △SM티안진(4300TEU) △SM자카르타(1700TEU) 등 보유 중인 선박 3척을 계열사 SM상선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양사는 SM그룹 해운부문에 속해있지만 직접적인 지분관계는 없다. SM상선은 선박 인수를 위해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놓은 상태다.
양도 금액은 1128억원(1억87만5000달러)이다. 대한상선의 자산총액(7428억원) 대비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윤활유 정산비용과 선박금융 조기상환에 따른 수수료(13만 달러) 등은 별도다. 실제 선박 인도는 다음달 7일 이뤄진다.
이에 따라 대한상선은 기존에 보유 중이던 컨테이너선박을 모두 처분하게 됐다. 해운부문 매출에 일부 기여하던 대선 영업을 완전히 접기로 한 것이다. 현재 대한상선은 해운업과 무역업, 광업, 건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해운업이 벌크선 영업과 컨테이너선 대선으로 구성돼 있지만 앞으론 벌크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대한상선 관계자는 "이번 매각 계약으로 보유 중인 컨테이너선은 더 이상 없다"며 "컨테이너 선대를 취득해 대선하는 영업을 할 계획이 당분간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SM그룹 차원에서 선박 운용체제를 정비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해운부문 내부의 컨테이너사업을 온전히 SM상선에 집중시키려는 의도다. 그동안 SM상선은 대한상선의 선박과 컨테이너박스를 빌려 화물 운송에 나서왔다. 자생력을 기를 수 있을 때까지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해준 것이다.
SM상선의 신용이 선박 확보를 위한 금융 조달이 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못해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실질적으로 대한상선의 대선사업 거래상대방은 SM상선이 유일했다. 그러다 이제 SM상선이 독자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선박 소유·운용 구조를 통일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상선은 2017년 말까지 SM상선 지분(6.58%)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SM그룹이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나서며 정리했다.
소유와 운용을 일치시키는 작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진행되기 시작했다. 대한상선은 작년 12월에 SM상선과 컨테이너선 6척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들은 지난 3월 SM칭다오호를 시작으로 25일까지 3개월동안 순차적으로 인도됐다. 당초 오는 9월 마지막 배의 소유권이 변경될 예정이었으나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 계약 변경으로 조기인도가 가능해지며 일정이 3개월 앞당겨졌다.
대한상선은 이번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전망이다. 선박 3척의 장부가는 2554만 달러지만 선가가 1억87만5000달러로 책정되며 약 7533만 달러(85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누리게 됐다. 컨테이너 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중고선 가격도 함께 뛴 영향이다.
선박을 추가 도입한 SM상선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번 6척에 이번 3척까지 인수하고 나면 보유 중인 선박이 11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노선 포트폴리오 확장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신조선 발주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 초 공식적으로 IPO를 선언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만큼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SM그룹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에 대한 소유와 운용 구조를 SM상선으로 일괄 통일하는 구조"라며 "SM상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사업이 운영·육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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