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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검증 단계 한차례 더…포스코의 후보추천자문단②원로급 5명 이사후보추천위에 3배수 제안, 명단은 비공개…후보추천 경로도 비공개

이우찬 기자공개 2021-07-05 10:50:31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15: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는 사외이사 후보풀 현황을 공개하는 등 비금융 기업 중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이 한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외이사후보추천의 검증도 한 단계 더 거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후보 추천 경로 등에 대해서는 정보 제공에 제한을 두고 있다.

포스코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명칭은 이사후보추천및운영위원회(이하 이사후보추천위)다. 통상의 기업처럼 이사후보추천위에서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되는 것은 비슷하다. 포스코 이사후보추천위는 현재 정문기(위원장), 김성진, 권태균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정탁 부사장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이사후보추천위에 앞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이하 자문단)이라는 비이사회 기구를 통해 한 차례 더 검증하는 과정이다. 자문단은 2004년부터 운영돼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문단은 이사회에 매년 사외이사 선임 수요가 있어 상시 소집·운영되는 기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출처=포스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기업시민보고서

포스코 이사후보추천위는 자문단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제안을 받기 위해 전년도 12월 자문단 운영안을 의결한다. 자문단은 산업계, 금융계, 학계, 법조계 등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은 원로급 인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문단은 이사후보추천위에 선임 예정 이사의 3배수를 제안한다.

자문단이 검토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는 이사후보추천위원, 주주, 외부 자문기관(Search Firm)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과 달리 후보군의 추천 경로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외부 자문기관 등 후보 추천 경로는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대략적인 언급만으로도 사외이사후보 추천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포스코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규제를 받는 금융사 가장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KB금융지주의 2020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후보 추천 경로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 APG Asset Management Asia 등으로 공개한다.

포스코 자문단 인사 면면은 공개되지 않는다. 자문단 명단이 공개되면 독립성,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자문단 운영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포스코 2020 기업시민보고서

포스코는 2018년부터 사외이사 후보 발굴 과정에 주주가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주주추천 제도'도 도입했다. 주주로부터 추천받은 후보도 자문단의 자격심사를 거친다.

포스코 자문단은 KB금융지주의 '인선자문단'과 유사한 조직이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투표 등을 통해 선정된 외부 인선자문위원들이 후보자들의 전문성과 역량 등에 대해 정량 평가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군을 압축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넘긴다.

포스코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지원하는 사내 조직으로는 IR그룹과 인재경영실이 있다. IR그룹은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후보 추천이 접수되면 주주제안 요건 충족 여부를 1차 확인하는 일을 한다. 인재경영실 소속 직원 3명이 이사후보추천위를 보좌한다.

포스코는 지속가능보고서인 기업시민보고에서 올해 처음 사외이사 후보 풀도 공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283명, 이중 여성 후보군은 66명이다. 2019년 말에는 142명, 여성 후보군 18명이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사외이사후보군 관리를 권고하는데, 비금융 기업 중 사외이사 후보 풀을 공개하는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사외이사 후보 풀을 관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중반 자문단 운영을 시작한 때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기업지배구조 등 ESG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후보군 관리 현황을 기업시민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후보군을 공개하고, 자문단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지배구조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KCGS의 상장사 ESG 평가 지배구조부문은 'A+' 등급을 얻었다. 최상위 'S'를 받은 기업이 없어 'A+'는 사실상 최고 등급이다.

일각에서는 투명성, 공정성을 강조하는 포스코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이 민영화를 거친 기업, 총수 없는 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를 거쳤음에도 정부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게 사실인데, 그만큼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더욱 부응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됐으나 정권교체 시기마다 사외이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지배구조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지배구조는 다른 비금융 대기업보다 우수한게 사실"이라며 "이같은 배경에는 총수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 민영화 기업으로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 최고경영자 승계 등에서 총수 있는 기업보다 시스템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할 요구가 더 크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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