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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의 BM 혁신, 하민호 센터장에 쏠리는 눈 1996년 SKC 입사, 25년 기획통 '외길'…올해 SKC솔믹스로 옮겨 소재사업 강화 '미션'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05 09:29:2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의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의 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모기업인 SKC가 SK넥실리스(옛KCFT)인수로 대표되는 거래를 통해 화학 회사에서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회사로 변모했다. 자회사(SKC솔믹스·SK텔레시스)는 반도체 소재·부품회사로 사업의 근간을 아예 바꾸고 있다.

이완재 SKC 사장을 보좌하며 딥 체인지를 주도했던 하민호 SKC BM혁신추진실장이 올해 SKC솔믹스로 적을 옮겨 성장사업추진센터장을 맡게 돼 주목된다. 반도체 소재사업 강화가 그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하 실장은 SKC솔믹스가 태양광 사업을 접고 반도체 공정용 부품 전문 자회사로 거듭나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최근 사법이슈로 문제가 된 SK텔레시스의 통신사업 매각 등도 그의 손을 거쳤다. SK텔레시스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는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의 합병 작업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정(脫井)'·'딥 체인지' 액션플랜 이끈 브레인

1970년생인 하 센터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SKC 입사 이후 계열사 전출 경험 없이 25년 간 SKC에만 몸담았다. 2017년 경영기획팀장을 맡았고, 2019년 임원으로 승진해 SKC BM혁신추진실장을 맡았다. 올해 입사 이후 처음으로 SKC를 떠나 자회사인 SKC솔믹스로 적을 옮겼다. 현재 성장사업추진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력에서 드러나듯 SKC의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2016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이완재 사장을 도와 SKC의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주도한 인물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SKC 사장으로 부임한 지 1년 6개월 만인 2017년 6월 탈정(脫井)을 선언했다.

탈정은 '갇혀 있는 우물에서 벗어난다는 뜻'으로, SKC에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뻔한 변화가 아닌 환골탈태 수준의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업이나 제품, 전략을 부분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SKC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이 탈정을 선언한 2017년 하 센터장은 경영기획팀장을 맡아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방안을 고민했다. 2년 여 간의 기획과 구상 끝에 2019년 BM혁신이 본격화했다. 2019년 하 실장은 김종우 BM혁신추진단장 산하 BM혁신추진실장으로 발령나 '집도의' 자격으로 SKC 사업 구조에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댔다.

SKC의 대표적인 BM 혁신 사례는 SK넥실리스 인수다. SKC는 2019년 6월 당시 총자산의 30%가 넘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2차전지 핵심소재 제조사 KCFT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어떻게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보통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인수금융 등을 비롯한 자금조달 계획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SKC의 경우 사업 근간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BM혁신실의 역할이 보다 중요했다.

하 센터장은 시장의 궁금증에 해답을 제시했다. 그해 8월 기존 SKC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화학사업을 물적분할해 글로벌 합작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C가 더 이상 화학기업으로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2019년 12월에는 글로벌 1위 PI 제조사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 2020년에는 천연 화장품원료 국내 1위 SK바이오랜드 지분 매각을 선언했다. 현재 시장에서 1등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사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수년에 걸친 BM 혁신을 통해 SKC는 올 3월 주총에서 마침내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 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SKC솔믹스-SK텔레시스의 반도체 소재 회사로의 BM 혁신 '주도'

하 실장은 SKC 뿐 아니라 자회사의 BM 혁신도 이끌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자회사에도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 태양광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SKC솔믹스는 해당 사업을 전면 접기로 했다. 대신 SKC는 SKC솔믹스를 반도체 공정용 부품 전문 자회사로 변모시켰다. 이어 100% 자회사로 전환하고 SKC 내의 반도체 관련 사업을 통합하며 반도체 소재사업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하 실장은 지난해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SK텔레시스 이사회 멤버로도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시스에도 BM 혁신이 시작된다는 전초였다. 최근 SK텔레시스는 SKC인프라서비스(488억원)를 포함한 통신 부문을 789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K텔레시스는 SKC인프라서비스 매각을 계기로 정보통신 전문기업에서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SKC가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SKC솔믹스로 일원화 한만큼 SK텔레시스가 SKC솔믹스에 합병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SKC가 주식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방식으로 SKC솔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향후 SK텔레시스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SKC는 반도체 사업을 SKC솔믹스로 통합해 CMP패드, 블랭크마스크, 세정 등 핵심역량을 가진 사업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SK텔레시스는 반도체 완제품 (DRAM, 낸드 플래시, 응용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로 하는 반도체 소재, 시험 분석 장치, 부품, 기판 등을 공급한다. 반도체부품(IC류,FET, MMIC 트랜지스터 등), RF FILTER(세라믹, 캐비티, SAW등) 등이다.

SKC 관계자는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가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지만 사업 품목이 겹치지는 않는다"면서 "SKC솔믹스에서 새롭게 성장사업추진센터를 맡게 된 하민호 센터장이 반도체 소재 사업 강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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