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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프로세스' 갖춘 삼성물산, 후보풀 공개는 '아직'④내외부 추천으로 후보군 구성, 상시 관리…이사회 자체 평가 진행

유수진 기자공개 2021-07-06 15:12:46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비금융 기업 중 이례적으로 사외이사 후보 선정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니즈가 생기면 그제서야 적임자 물색에 나서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달리 정해진 절차에 따라 후보 풀(POOL)을 꾸려 놓았다. 상시적으로 후보군을 관리하다 필요시 적임자를 골라 최종 후보로 올리는 구조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물산의 사외이사 후보 선정 과정이 금융지주 수준으로 투명하다고 보긴 어렵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만 분야별 인원이나 추천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낱낱이 밝히진 않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건 맞지만 제대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는 외부에서 확인이 어렵다.

삼성물산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2020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이 명시돼있다. 기본적으로 자산규모(별도기준) 2조원 이상 기업으로서 현행 상법에 따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추위는 예비후보의 독립성과 자질,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식 후보로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내용은 대부분의 기업이 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한발짝 더 나가 사외이사 후보가 사추위의 추천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나마 공개하고 있다. 즉 어떻게 예비후보를 발굴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검증하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사추위 설치'가 '사외이사의 독립성·투명성 확보'와 사실상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 재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사추위 설치는 2009년 상법이 개정되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한해 의무가 됐다.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3분의 2 이상) 조직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원래 의도와 다르게 사추위가 이사회의 독립성 논란을 무마시킬 수 있는 근거로 오용되기 시작했다. 관련 논란이 있을 때마다 기업들은 "현행법에 따라 사추위를 설치했고, 사추위가 추천한 후보라서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했다. 추가적인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별도로 사외이사 후보 선정 절차를 마련해뒀다. 일단 이사진과 주요주주, 외부기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예비후보를 추천 받는다. 회계·재무·인사 등 기업경영 관련 전문가와 주요기업 경영진 등 산업 전문가 등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제고를 위해 여성과 외국인 후보도 적극 발굴한다.

회사 측은 그렇게 꾸려진 사외이사 후보군을 상시적으로 관리한다. 그러다 니즈가 발생하면 이사회 구조상 필요 분야와 외부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 등을 감안해 후보군 내에서 우선순위 후보자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격요건이 맞는지, 후보에 적합한지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

여기서부터 최종적으로 사외이사에 선임되기까지의 과정은 다른 기업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추위가 복수의 후보자에 대해 심층평가를 진행해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다. 관련 법규나 회사 규정에서 정하는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최근 2년 내 임직원이었거나 주요주주와 혈연적 특수관계에 있는 인물 등은 배제된다.

사추위는 최종 후보를 결정할 때 주주의 목소리도 듣는다. 현행법상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주주가 주총 6주전까지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적 하자 등 특이사항이 없는 이상 주총에 상정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주총에 오르는 후보가 확정되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시스템은 사추위 활동내역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매년 1월에 열리는 사추위 첫번째 회의에서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현황 보고'가 이뤄진다. 그리고 두번째 회의부터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승인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사추위는 올해와 지난해 각각 두 차례, 세 차례씩 주총을 앞둔 1~2월에 개최됐다.

특히 삼성물산은 사외이사 후보 풀의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을 외부에 오픈하진 않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 처음, 국내 비금융 기업 중 사실상 유일하게 후보 관리 현황을 카테고리별로 공개한 것과 대비된다.

포스코는 최근 발간한 '기업시민보고서'에서 현재 관리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전문 분야별로 나눠 공개했다. 작년 말 기준 △금융계(24명) △회계(38명) △산업계(67명) 등 모두 283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원이 전년(142명) 대비 두배 늘었다.

대신 삼성물산은 사외이사의 활동내역에 대해 자체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이사회 및 위원회 출석률과 의무 준수 여부, 회사 경영에 대한 이해도, 전문성 등이다.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이듬해 이사회 운영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평가문항은 △이사회 기능·역할·책임 △이사회 구성 △이사의 자격 △이사회 운영 △이사회 평가수행 △개별 위원회 평가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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