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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승계' 발판, 중흥토건에 쏠리는 무게추 정원주 지분 100%, 중흥건설 대비 몹집 2배…대우건설 인수 메인나설 듯

고진영 기자공개 2021-07-14 14:06:5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토건은 중흥 계열 가운데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근 십년래 관계사와의 거래가 대폭 늘면서 기존 간판이던 중흥건설 규모를 단기간에 제쳤다.

대우건설 인수 전면에도 자금력이 월등한 중흥토건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그룹의 지배구조 무게중심은 중흥토건 쪽으로 더 급격히 기울어지게 된다. 중흥토건 단독주주가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세 승계와도 무관치 않은 변화다.

중흥토건은 십여년 전만 해도 중흥건설의 시공 보조 역할을 전담하던 회사였다. 중흥건설이 자금조달과 현장관리를 주도하고, 중흥토건이 공동시공 형태로 일부를 떠안는 형태다. 하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사업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중흥토건이 직접 직접 택지매입 자금을 조달해 주택사업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중흥건설의 든든한 지원도 뒤를 받쳤다. 택지 매입 과정에서 지급보증 등의 신용보강이 잇따랐다. 덕분에 자금조달 부담을 덜고 계열 자회사로부터 안정적으로 택지가 공급되면서 중흥토건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실제 중흥토건은 2009년 별도 기준으로 매출이 103억원에 불과했으나 3년 뒤인 2012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6168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중흥건설을 뛰어넘었다. 그해 중흥건설 매출은 5172억원으로 중흥토건보다 약 1000억원이 적었다.

간극은 이제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매출을 보면 중흥토건이 1조97억원, 중흥건설은 531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2020년 기준 중흥토건의 별도 자산총계는 2조400억원이었는데 중흥건설은 8539억원에 그쳤다. 거칠게 가늠하면 2배 수준의 덩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주력 계열사간 실적이 이처럼 빠르게 역전된 데는 전략적으로 중흥토건을 키우려는 그룹차원의 노력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중흥토건은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중흥토건 지원을 통해 장남 중심의 가업승계를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룹 지분구조를 봐도 무게 중심의 이동이 확인된다. 현재 정창선 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는 중흥건설(76.74%)과 중흥주택(94.65%), 중흥건설산업(78.12%), 세흥건설(67.32%) 등 4곳이다. 이밖에 나주관광개발의 지분을 14.16% 보유 중이다.


정원주 부회장의 경우 중흥토건(100%)과 에스엠개발산업(55.00%) 등 2곳에 대해서만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포함해 10개 계열사의 지분을 직접 소유했다. 이밖에도 10개 계열사가 중흥토건의 종속 계열사로 있기 때문에 정원주 부회장은 이 회사들에 대해서도 지배력이 확고하다. 반면 정창선 회상이 최대주주인 중흥건설은 현재 종속사를 거느리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정창선 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의 자산총계를 합치면 2020년 말 기준 중흥주택(3750억원), 중흥건설산업(2502억원), 중흥건설(8539억원), 세흥건설(390억원) 등 모두 1조5182억원이다. 정원주 부회장의 경우 이보다 5000억원 정도 앞선다. 중흥토건(2조400억원)과 에스엠개발산업(183억원)의 자산총계를 더해 2조583억원이다. 이밖에 중흥토건 종속사들의 자산총계가 총 2조6517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저울이 정원주 부회장 쪽에 크게 쏠려 있다.


이런 흐름을 볼 때 대우건설 역시 중흥토건 아래로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흥토건이 아닌 중흥건설이 메인으로 간다면 추후 승계 마무리를 위한 지분 정리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치적인 지배구조와 별개로 아직은 정창선 회장이 그룹에 최종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지만 지분만 따지면 사실상 정원주 부회장 쪽으로 무게추가 넘어간 상황”이라며 “대우건설 인수가 중흥토건 주도로 진행될 경우 2세 경영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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