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맥주' 세븐브로이, 미미한 브랜드 존재감…IPO 변수? 대한제분 로열티 지급, 작년 전체 매출 최소 70% 이상 차지
남준우 기자공개 2021-07-29 07:30:4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곰표 밀맥주'로 인기몰이 중인 세븐브로이맥주가 제주맥주에 이어 두 번째 수제맥주 업체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약 800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된다.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한 결과,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는 협업 제품 외에 미미한 자사 브랜드 존재감을 약점으로 꼽았다.
◇기업가치 800억 예상
세븐브로이맥주는 김강삼 대표가 2003년 서울역 민자역사에 설립한 ‘트레인스 하우스맥주 전문점’이 모태다. 이후 2011년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세븐브로이 IPA’를 시작으로 10년간 ‘서울’, ‘한강’, ‘양평’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지난해 5월 대한제분과 합작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가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가 완판되며 주목받았다. 올해도 1주일 만에 360만개가 품절되는 등 한때 편의점 발주가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 수제맥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국내 증권사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은 상태로 조만간 상장 업무를 맡을 증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상장 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장 전 프리 IPO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최근 얼머스인베스트가 100억원을 투자했다. 아이디벤처스와 키움증권도 4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과정에서 약 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매출 39억, 전년비 두 배 이상 증가
IB업계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작년 1180억원에서 2023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7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맥주도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세븐브로이맥주는 벤처 기업이기 때문에 아직 금융감독원에 별도의 공시가 없다. 대신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서 실적과 자산 규모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2018년까지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2018년 매출 22억원, 영업손실 5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2019년 영업이익 1억20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매출은 17억원으로 전년보다 5억원 감소했다.
이후 2020년 '곰표 밀맥주'가 출시되며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매출 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약 7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당기순이익도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지속가능성 입증 어려울수도
다만 IB업계는 세븐브로이맥주의 경우 제주맥주와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자체 개발한 자사 제품보다는 대기업과의 협업(콜라보레이션)으로 실적이 좋아진 경우기 때문이다. 매출액 규모도 아직 업계 1위 제주맥주의 10분의 1 수준이다.
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곰표 밀맥주 매출은 세븐브로이맥주 전체 매출의 최소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곰표 브랜드 사용권의 경우 대한제분은 통상적으로 연단위로 계약을 진행한다. 세븐브로이맥주는 통상적인 기간보다는 여유있게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곰표 밀맥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유동적으로 변하는 부분이라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며 "계약기간은 1년보다는 여유있게 계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표 제품인 곰표 밀맥주는 대한제분의 소맥분 제품인 '곰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곰표는 대한제분 설립 이후 약 60년간 함께한 상표로 현재도 밀가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한제분은 곰표를 포함해 총 89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 제품의 경우 사용권을 가진 업체에 로열티를 지급해야한다. 제품 기획 과정에서도 사용권을 가진 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고 업체를 물색한다. 제품에 대한제분의 정체성이 더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 부분 때문에 곰표 밀맥주도 실제로 처음 논의되던 시기부터 계산하면 출시까지 1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브랜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콜라보레이션에 의존하는 형태가 다소 불안할 수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 사용권 반납에 대한 리스크도 언제든지 존재한다. 지속가능성 부분을 거래소 측에 입증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주맥주가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업계 1위라는 점 외에도 자체 브랜드 파워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기 때문"이라며 "자체 브랜드보다 외부와의 협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지속가능성 부분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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