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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30년 中 네트워크로 헬스케어 사업 진출 현지 제약사와 '맞손'…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주목

심아란 기자공개 2021-08-02 08:13:1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 전략은 다른 기업들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삼성, SK 등 다른 기업들은 기술력을 내재화 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면 오리온은 특기를 살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1956년에 설립돼 60년 이상 제과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운 오리온의 핵심 경쟁력은 네트워크다. 1990년대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해 30년간 쌓은 노하우를 헬스케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단 비즈니스 방향을 국내 헬스케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돕는 '플랫폼 역할'로 잡았다. 첫 번째로 도전하는 사업 영역은 체외진단 분야다. 체외진단의 경우 신약 대비 임상, 인허가 등에 소요되는 개발 기간이 짧은 만큼 조기에 성과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바이오 사업은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가 주도한다. 중국 국영 제약사 산동루캉의약(이하 루캉)을 현지 파트너사로 선택해 신규 사업의 리스크를 줄였다. 오리온홀딩스와 루캉은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해 합작법인 '산동루캉오리온바이오기술개발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오리온의 출자금액은 136억원이다. 양사의 합작법인이 중국 내 임상과 인허가를 책임지고 루캉이 제품 생산과 판매를 맡는다.

오리온은 합작법인 설립 전에는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접점을 만들어 나갔다. 직접 기술력을 검증해 발굴한 기업은 수젠텍과 지노믹트리다. 수젠텍의 결핵조기진단,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이 중국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리온이 처음 선택한 파트너사는 수젠텍이었으나 지노믹트리와의 협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수젠텍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젠텍은 시기적 특수성을 고려해 코로나19 관련 파이프라인에 사업 역량을 쏟고 있다. 결핵조기진단 제품 등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오리온과 루캉의 합작법인은 5월에 지노믹트리 대장암 조기진단 관련 기술을 60억원에 도입했다. 계약금으로는 20억원을 지급했다.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은 2018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제품명은 얼리텍(EarlyTect Colon Cancer)이다. 다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얼리텍 서비스로 올린 매출액은 1억원대에 그친다. 루캉이 중국에서 임상 진입을 통해 지노믹트리가 추가로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노믹트리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달 지분 약 1.6%를 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오리온홀딩스의 타법인출자금액이 1조77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소규모 투자다. 다만 계열사가 아닌 타법인에 투자한 것은 지노믹트리가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전염성 질환 백신 분야에서도 사업적 기회를 모색한다. 그 일환으로 4월에 큐라티스와 청소년·성인용 결핵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술을 현지 시장에 선보이는 플랫폼 사업으로 초기 역량을 키울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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