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노리는 강소 증권사]토스증권, 조직구성도 '차별화'…토스 DNA 수혈②애자일 조직 기반 권한 분산, '키맨' 다원화…플랫폼 사업자 '정체성' 유지
최석철 기자공개 2021-08-04 14:59:25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지형이 초대형사를 중심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신생 증권사나 소형사는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색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증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숨 막히는 생존 경쟁 속에서 적은 자본으로도 자신만의 특화 영역·서비스를 구축해가며 강소 증권사를 목표로 걸어가고 있다. 신생·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별화된 증권사'를 표방하는 토스증권은 조직 구성 역시 기존 증권사와 다르게 꾸리며 순조롭게 안착하고 있다. IT기업의 수평 조직 문화를 토대로 삼아 다양한 서비스와 사용자경험(UX)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대부분 증권사에 존재하는 사업부문별 미등기임원조차 없다. 특정 인물에 의해 토스증권의 방향성이 결정될 수 없는 구조다.박재민 대표이사를 비롯해 증권사의 수익부서인 프론트오피스는 대부분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출신 인사가 중책을 맡고 있다. 김동민 이사를 포함한 여러명의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서비스 개발과 제공을 총괄한다.
상대적으로 증권업에 적합한 리스크관리와 컴플라이언스 등의 백오피스 업무는 김영기 감사와 윤선화 이사 등 기존 증권사 인력을 수혈하며 균형을 맞췄다.
◇등기임원 4명뿐, 구성원 모두가 '기업가'...IT기업 조직문화 안착
토스증권에 따르면 토스증권 조직 구성은 스타트업과 유사한 형태로 꾸려졌다. 사업부문별로 수직적 구성이 이뤄진 기존 증권사와는 달리 애자일 조직과 서포트 조직으로 구성됐다.
서포트 조직은 인사와 총무, 재무,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관리, 법무 등 백오피스와 미들오피스 업무를 맡는 조직이다. 애자일 조직은 토스증권의 얼굴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과 개발 등을 맡는 형태다. 기존 증권사의 프론트 오피스에 해당하는 업무다.
토스증권의 이사회 구성 역시 다른 증권사와 달리 간소하다. 현재 등기임원은 5명뿐이다. 등기임원 외에 미등기임원은 없다. 수직적 구성보다는 수평적 조직을 꾸려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다.
기존 증권사와 다른 모바일 증권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토스 플래폼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 구성을 그대로 옮겨와 ‘토스 DNA’를 이식했다. 출범 당시 주요 핵심 인력 역시 비바리퍼블리카에서 토스증권으로 이동한 인원이 주축을 이뤘다.
2019년부터 토스증권 준비법인 대표로 일해온 박재민 대표는 삼일PwC컨설팅,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쿠팡 등을 거쳐 2017년 비바리퍼블리카 사업총괄 이사로 합류했다. 증권업을 다뤄본 적이 없지만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토스증권의 사용자경험(UX)을 끌어올릴 적임자로 낙점됐다.
김동민 이사는 프로덕트오너(Product Owner)를 맡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 CLSA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2017년 비바리퍼블리카 프로덕트오너로 합류했다. 2019년부터 토스증권으로 소속을 바꿨다. 토스증권의 초기 고객 외연 확장에 큰 힘을 보탰던 ‘주식 선물하기’ 역시 김동민 이사의 작품이다.
토스증권에는 김동민 이사 외에도 다수의 프로덕트오너가 존재한다. 프로덕트오너는 주로 IT기업에서 특정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모든 로드맵과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직위다.
10명 안팎의 조직원을 이끄는 리더로서 애자일 조직의 근간이자 토스증권의 서비스 경쟁력에 핵심이 되는 직위다. 이 역시 비바리퍼블리카에서 넘어온 조직 시스템이다. 구성원 모두에게 오너십과 기업가 정신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기존 증권사 인력 유치에도 공들여...파격적 보상 시스템 유인책
반면 서포트 조직의 경우 기존 증권사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 증권업의 경우 다양한 규제를 적용받는 만큼 비바리퍼블리카 출신 인력보다는 외부 영입에 공을 들인 결과다.
김영기 감사는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팀과 한일회계법인 회계감사 등으로 일해온 인물이다. 윤선화 이사 역시 맥쿼리아이엠자산운용과 골드만삭스자산운용에서 준법감시인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재무를 담당하던 신한금융투자 출신 김종민 이사는 올해 6월 회사를 떠났다. 2020년 8월 합류한지 약 1년만이다. 토스증권은 현재 외부에서 재무담당 리더를 신규 영입할 예정이다.
외부 영입의 경우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경력직을 중심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현재 기존 증권사 인력이 40%이며 나머진 절반은 IT 개발자다.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인프라와 서비스 관련 조직 비중이 상당하다.
기존 금융권은 물론 다양한 업권에서 토스증권의 지향점과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는 인력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파격적인 보상도 증권가에서 화제다. 8월 입사자에게는 기존 직원과 동일하게 1억원 가치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제공하고 이전 직장 대비 최대 1.5배의 연봉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역시 높은 보상으로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되 그에 상응하는 업무 성과를 요구하는 IT기업에서 흔히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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