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분석]KT&G, 지배구조위 공정성 담보...사외이사 상호평가후보자 심사 기준 제시…서치펌 등 통해 후보자 물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1-08-03 10:32:58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자 심사기준을 제안한다는 점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이를 참고해 후보자를 심사하고 최종 후보자를 주주총회에 추천한다.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는 '상호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사외이사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상호평가가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 결과를 재선임 등에 반영하지는 않는다.
◇사외이사 막강 영향력...지배구조위, 선임절차 공정성 강화
KT&G의 2020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사추위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꾸려졌다.
KT&G는 사외이사에 적잖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사회 규정을 통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는 내용을 못박으면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있다. 또 사장이나 사내이사의 해임에 대한 이사회의 결의는 사외이사 재적원 수의 3분의 2 찬성으로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확고한 카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지배구조위원회가 공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KT&G는 2019년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를 설립했다. 해당 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 심사기준을 사추위에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추위는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고 주주총회에 후보자를 추천한다.
KT&G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사추위는 외부 전문 서치펌 등을 통해 후보자를 물색한다. 다만 후보자를 검증하는 건 사추위의 역할이 가장 크다.
지배구조위원회는 큰틀에서 회사와 주주 이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독립성 및 공정성, 경영, 경제, 법률 관련 전문성 등을 주로 사외이사 후보자 심사 기준으로 제안하고 있다. 회사 정관에서도 '경제, 경영, 법률 또는 관련 기술 등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있고 독립성을 갖춘 자로 관련법규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없는 자'로 사외이사 자격을 정의한다.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추위 구성원은 일부 중복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위원장인 백종수 사외이사를 비롯해 방경만 사내이사, 윤해수 사외이사, 이은경 사외이사, 임민규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 주주총회 전 사추위가 열릴 당시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는 윤해수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또 김흥렬 사내이사, 이은경 사외이사, 김명철 사외이사, 고윤성 사외이사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2명이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추위 위원직을 모두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각 위원회의 과반수 위원들을 달리 구성하면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KT&G 사추위는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이해관계 여부를 다양한 단계를 통해 확인한다. 자체적인 검증을 실시하는 한편, 외부전문기관(전문서치펌)을 통해 이중 확인 단계를 거친다. 또 최종적으로 후보자 본인에게 ‘사외이사 자격요건 확인서’를 받아 이해관계 여부를 두고 총 세차례에 걸친 확인작업을 실시한다.
◇매년 연말 이사회 활동 평가…사외이사 개별평가 '비공개 원칙'
KT&G는 매년 말 사외이사 활동 전반에 대해 평가한다. 그 결과는 이사회 운영과 기업지배구조의 합리적인 개선을 위한 지표로 활용된다. 이사회는 매년 ‘이사회활동 평가계획(안)’을 승인해 평가항목과 평가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평가 종료 후에는 이사회 활동 전반에 관한 평가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적인 평가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상호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평가 결과를 공유하지는 않지만, 사외이사들 사이에서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연임에도 이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KT&G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주주가치와 기업 경영성과를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다만 평가결과를 재선임 여부에 대한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내용은 이사회 공유를 통해 차기 이사회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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