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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 발행' ISC, 최대주주 헬리오스PE 웃었다 65억 시설자금 마련 목적…이자수익·지배력 강화 '두 마리 토끼'

방글아 기자공개 2021-08-10 09:14: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테스트장비 부품사 'ISC'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이라는 게 ISC측 설명이지만 이미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에 최대주주에게 꽃놀이패를 안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량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기초자산 삼아 발행한 EB를 '헬리오스PE'에 배정해 이자수익과 함께 지배력 강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ISC 경영권을 인수해 이사회를 장악한 헬리오스PE가 밸류업 과정에서 재무상 이득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ISC는 최근 자기주식(23만9378주)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헬리오스PE와 그 특수관계자 메이슨캑터스 투자조합에 발행하기로 했다. 주당 교환가가 2만7250원에 책정돼 오는 10일 양사로부터 총 65억2300만원을 납입받는다. 헬리오스PE가 61억4000만원, 나머지가 메이슨캑터스 조합 몫이다.


이번 EB는 ISC 설립 이래 첫 발행으로 전해졌다. 기존까지는 두 차례 CB를 찍은 것 외에 주로 내부자금으로 투자비를 충당했다. 지난달 헬리오스PE 경영체제로 바뀐 뒤 재무전략에 변화가 생긴 모습이다.

눈길을 끄는 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EB를 발행했다는 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ISC의 현금성자산은 350억원 규모다. 유동비율은 151.89%로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EB 발행이 최대주주 헬리오스PE에 꽃놀이패를 안긴 재무활동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높은 이자율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E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5.0%다. 헬리오스PE가 3개월마다 8000만원가량의 이자를 최대 5년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A등급인 ISC의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예컨대 신한은행으로부터 받은 시설자금 명목의 100억원어치 단기차입금에 적용된 연이율은 2.56%였다.

이와 관련해 ISC 관계자는 "이자율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설정했다"며 "교환 청구가능기간이 5년간으로 열려 있어서 보다 일찍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헬리오스PE에게 ISC 지배력을 추가로 강화할 기회도 제공한다. 교환가액이 2만7250원에 책정된 탓이다. ISC 지분 1.45%를 기존 인수가(주당 2만8736원) 보다 저가에 확보하는 셈이다. 향후 주가 하락으로 EB가 최저한도까지 리픽싱 되면 주당 2만115원에 32만4284주까지 취득할 수 있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대비 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ISC는 이번 EB 발행으로 제조부문 효율화 이후 과감한 시설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당장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시설 투자에 써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ISC 관계자는 "기존에 해온 실리콘 소켓 외에도 포고핀(Pogo Pin)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구축 중인 신사업 양산시설이 이달 말 내지 9월 초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긍정적인 양산 평가를 받기 위해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EB 조달) 자금은 이 분야에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C는 지난 1월 MEMS 파운드리 전문 지멤스를 흡수합병한 데 이어 3월 국내 소켓 제조 전문 ITMTC를 분할 신설해 생산기능의 효율화 작업을 마쳤다. 향후 로드맵은 주력 사업인 소켓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인 포고핀 키우기다.

ISC는 향후 자사주 처분으로 자본총계를 늘릴 전망이다. 이번 EB의 기초자산이 된 자사주는 2016년 11월부터 1년간 신한금융투자와 계약을 맺고 50억원을 들여 사 모은 물량이다. 이를 4년 만에 65억원에 되팔게 되면서 15억원가량이 자본잉여금으로 계상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 또한 헬리오스PE 배정 EB 발행이 아닌 단순 처분으로도 가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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