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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시스템, 유진로지스틱스 수익성 힘 보탤까 유증으로 자금 조달, 사업확장·시너지 기대…물류업계 추구 방향과 '일치'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11 15:14:5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그룹 소속 물류계열사 유진로지스틱스가 스마트 물류설비기업 태성시스템을 인수한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며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풀필먼트는 국내외 물류업계 전반이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분야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영리하게 인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신사업 진출이 유진로지스틱스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지 주목된다. 2007년 유진그룹 품에 안긴 유진로지스틱스는 매년 매출 성장을 이뤄왔지만 낮은 수익성이 늘 고민이었다. 돈을 많이 벌더라도 정작 손에 남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 물류시장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 만큼 사업영역 확대는 물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유진로지스틱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새로 발행하는 신주는 모두 120만주로 주당 가격은 2만5000원이다. 모회사(100%) 유진기업이 전량 인수한다.


이번 유증은 태성시스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유진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말 200억원을 투자해 태성시스템 지분 36.4%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신사업 진출로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오는 11일이 지분 취득예정일이다.

눈에 띄는 건 보유현금이 없는데도 인수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유진로지스틱스의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100만원이 전부다. 현금곳간이 텅빈 상황에서도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니즈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모회사라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결단이 가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딜 구조에도 반영됐다. 유진로지스틱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되 계열사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함께 참여했다. 유진PE가 인수대금 550억원 중 350억원(63.6%)을 책임지는 형태다. 추후 유진로지스틱스가 지분율을 높일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유진그룹이 태성시스템 지분 100%를 전부 넘겨 받는다. 단순 유진로지스틱스 차원의 사업다각화가 아닌 유진그룹 차원의 물류사업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유진그룹은 딜 종결 후 추가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텅빈 현금곳간 상황에서 예상 가능하듯 유진로지스틱스는 낮은 수익성이 고민이다. 매출은 우상향을 거듭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10년간 적자를 낸 적은 없으나 흑자 규모가 50억원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2.1%를 찍은 후 9년 동안 1%대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개선이 더딘 건 매출원가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출과 함께 매출원가가 늘어나면 영업이익이 높아지기 어렵다. 실제로 2018년 판관비가 75억원으로 예년보다 수십억원 늘자 영업이익이 1억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비용 절감이 어렵다면 획기적으로 매출을 늘려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진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간선물류 업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그나마 최근에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의 유일한 물류기업인 유진로지스틱스는 현재 △3자물류(3PL)와 △수송 △배송 △물류센터 운영 △건자재·자동차·국제물류 △물류시스템 관리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같은 전통 물류서비스에 태성시스템의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키면 물류사업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설립된 태성시스템은 화물 고속분류 장비와 제어시스템 등 물류 자동화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업이다. 물류 효율을 혁신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로 자동화 물류설비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도 화물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모듈형 제품생산으로 마이크로 풀필먼트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같은 사업구조는 물류업계가 나아가는 방향인 풀필먼트와 자동화, 디지털화 등과 정확히 일치한다. 최근 국내외 물류환경은 풀필먼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언택트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처리 거점의 자동화와 분산화가 필요하게 되면서다.

실제로 최근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는 물론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 역시 별도로 자동화된 물류센터를 갖춰놓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추세다. 이미 태성시스템은 CJ대한통운과 쿠팡 등을 고객사로 삼고 있다. 중국과 미국, 남미, 동남아 등의 이커머스 업체와도 활발히 거래 중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마이크로 풀필먼트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R&D 및 인프라 투자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온 태성시스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그룹 물류 계열사인 유진로지스틱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물류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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