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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콜옵션 과실 맛본 장세일 회장, 대호특수강도 노리나영흥 사례서 지배력 방어·자산증식 경험, 33억 물량 향방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21-08-17 08:03:4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 전문기업 '영흥' 품에 안긴 대호특수강이 3년만에 전환사채(CB) 발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자금 활용 방안보다는 CB에 붙어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흥 오너일가가 이미 CB 콜옵션을 통해 많은 과실을 얻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해득실을 따져 전략적 판단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철강 선재 전문기업 대호특수강은 최근 110억원 규모 5회차 CB를 발행했다. 운영 자금 조달 목적이며, KB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시장에선 대호특수강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한창이라는 점에서 지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콜옵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콜옵션 행사로 취득 가능한 물량만 33억원에 달한다.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영흥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영흥은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냉간압조용선재(CHQ 와이어) 3위 사업자인 대호특수강을 330억원에 인수했다. 주력인 선재 사업이 전방 산업 부진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자 같은 선재 영역이지만 사업 성격이 전혀 다른 CHQ 와이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CHQ 와이어는 기본 선재(Wire Rod)에 드로잉이나 열처리 등을 해서 만든다. 고품질이 요구되며 자동차와 전자, 산업기계, 건설 영역에서 중간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수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장세일 회장 등 영흥 오너일가는 지배구조에 손을 댔다. 영흥의 2대주주이자 가족회사인 대유코아가 움직였다. 대유코아는 장 회장과 남매지간인 장인희 씨와 장인영 씨, 어머니 신금순 여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대유코아는 올해 6월 말에 영흥 주식 1071만여주(11.1%)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주(4.97%)를 대호특수강에 팔았다. 주당 1265원씩 총 63억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로 영흥과 대호특수강 간에 상호출자 고리가 만들어졌다. 핵심 계열사 간에 출자 관계가 형성되면서 장 회장 중심의 오너십이 보다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기회도 열렸다. 대호특수강은 5회차 CB를 발행하면서 콜옵션 조건도 넣었다. 계약 사항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33억원 어치의 CB를 되살 수 있다. 콜옵션 수혜자는 대호특수강이 지정할 수 있으며, 내년 7월부터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콜옵션은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대주주나 오너 일가에게 부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제 영흥 역시 올해 들어 CB 콜옵션을 장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부여했다. 영흥은 2019년 12월에 15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다. 지난해 전환권 청구 기간이 도래하자 사채권자들의 권리 행사가 이어졌다.

이에 장 회장은 콜옵션을 발동해 지배력 방어에 나섰다. 장 회장은 부인인 조경은 상무와 함께 콜옵션 26억원 어치를 배정받아 신주 93만주를 손에 넣었다. 대주주 측은 콜옵션 덕분에 신주 발행에도 불구하고 지배력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자산 증식 효과도 거뒀다. 장 회장 부부는 콜옵션 행사를 위해 26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시가보다 더 싸게 신주를 취득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실제 26억원을 주고 산 주식 가치는 현재 시가(10일 종가 1225원 기준)로 34억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호특수강 콜옵션 행사 시점이 아직 1년이나 남아있는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수혜자를 정할 것"이라며 "영흥 전례에 비춰봤을 때 오너일가가 직접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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