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플랫폼 기업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가치가 천정부지로 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때다 싶어 관련 매물도 쏟아진다. 1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린 구직 플랫폼 잡코리아부터 얼마전 신세계그룹이 통큰 베팅에 나섰던 이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코리아까지 M&A 시장의 단골손님이 돼 버린 느낌이다.인터파크도 인수자를 찾고 있다. 인터파크는 여행과 티켓, 도서 등에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대형 플랫폼 틈에서 독자 생존만으론 더이상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한계를 느껴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 트립닷컴 등 IT 플랫폼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파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유독 썰렁하다. 매각 대상 사업부가 모두 적자인데, 그나마 돈을 버는 아이마켓코리아가 제외되면서 반쪽짜리 딜에서 매각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하루빨리 매력을 어필하지 않으면 절대 을이 되고 마는 상황. 플랫폼 가치의 관건은 월간활성이용자수(MOU) 등으로 대표되는 실질 이용자 수다. 인터파크 가입자 수는 2000만~3000만명에 이르지만 대부분이 휴면계좌이기에 이마저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없다.
거래 구조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리스크다. 매각 대상 사업부만 카브아웃 방식으로 도려내야 하는데 인터파크 안에 아이마켓코리아와 안연케어 등 지분 가치가 녹아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합병 이전 인터파크 개별 실적을 찾아보면 그나마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할 수 있으나 이마저 너무 예전 데이터인 탓에 정확한 방법이라고 보긴 어렵다.
딜이 한창 진행됐지만 누구 하나 선뜻 기업가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까닭이다. 불투명한 상황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없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적자 사업부가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는 일이 아닐까.
코로나19 전만 해도 인터파크 최고 먹거리는 비행기 티켓 예매사업이었다. 국제선 티켓을 벌크로 사 와 네이버 등 플랫폼에 판매하고 마진을 떼는 일종의 대행업인데 수익률이 나름 쏠쏠했다. 물론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0원에 수렴하기 전까지다.
네임밸류가 또 다른 잠재력일 수 있다. 인터파크에 대한 시장 인식은 괜찮은 편이다. 1세대 이커머스로 한때 시장을 선도했던 향수가 있고 많은 이들이 항공권과 공연 예매를 했던 행동 패턴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인터파크가 보유한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쌓아온 티켓 예매 빅데이터가 누군가에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빅데이터 잠재력이 제대로 어필되기만 해도 인수전이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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