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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유일한 '역성장' 보험업권, 수익률도 '답답' [퇴직연금시장 업권별 분석/보험] 만성 저금리·최저 수익률에 사면초가…'만년 1위' 삼성생명도 주춤

허인혜 기자공개 2021-08-18 07:18:1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투자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보험업계는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매년 조단위 성장세를 이뤄왔던 만년 1위 삼성생명도 전년대비 100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낸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서도 은행과 증권업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증가폭을 보였다. 증권업계가 수수료 면제와 높은 수익률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보험업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보험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축소…삼성생명도 맥 못췄다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개사가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상반기 보험업 사업자들은 69조6919억원의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상반기 적립금은 2020년말 70조2286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은 이 기간 252조3000억원에서 260조3700억원으로 8조700억원 늘었다. 전체 파이가 확대됐는데도 보험업계의 적립금은 오히려 역성장한 셈이다.

점유율은 2018년부터 꾸준히 하락해 올해 상반기 26.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7.8%다. 2018년 말 점유율 29.2%, 2019년 말 점유율 28.5%로 나타났다.

'만년 1위' 삼성생명도 성장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매년 조단위 성장세를 기록했던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1000억원의 적립금을 더 모으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은 6월말 현재 33조9876억원의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4년 17조4000억원을 기록한 뒤 최근까지 1조~2조 원씩 껑충 성장해 왔다. 2019년에는 한해 만에 4조6000억원의 적립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4조6570억원을 더 모았다. 퇴직연금이 집중적으로 적립되는 12월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상반기 실적을 염두에 둘 때 평년기록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위 교보생명조차 DB형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역성장했다. 교보생명은 8조1860억원의 퇴직연금을 굴리고 있다. DB형이 전년대비 2073억원 이탈한 5조4421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평균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도 자금이탈을 막지 못했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에서 2187억원이 이탈해 가장 많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에서 각각 1488억원, 1473억원이 빠져나갔다.


◇보험업계, 수익률 회복 '요원'…증권업계 성장에 이중고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자금이탈이 심화된 이유는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보험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수익률이 DB형 1.87%, DC형 3.44%, IRP 3.15% 수준이다. DB와 DC, IRP 모두 1~2%대 수익률을 기록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개선됐지만 타 업권에 비하면 크게 미흡하다.

보험업계의 수익률 부진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문은 IRP다. 증권업계가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보험업계의 IRP 단순평균 수익률은 3.15%에 그쳤다.

그마저도 성과가 높았던 KDB생명(10.48%), 교보생명(5.58%)이 평균 수익률을 견인한 결과다. IRP를 운영하는 보험사 17곳 중 13곳이 2%대 이하의 성과를 냈다. 2%에도 채 못미치는 보험사도 두 곳으로 집계됐다. IRP 수익률 1위인 신영증권(21%)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업계의 수익률이 급감했다.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상품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있다. 증권시장 호황으로 상대적 수익률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수익률은 최근 1년 기준(2020년 7월 1일~2021년 6월 30일)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성장세도 보험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증권업계가 수수료 면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보험업계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증시 호황을 업은 높은 수익률도 머니무브를 유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2019년 20%대 점유율 고지에 오른 뒤 지난해 20.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21.4%로 보험업계와의 격차를 5%까지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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