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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대한항공, 잉여현금흐름 개선 키는 '투자 축소'지난해 CAPEX 전년 대비 반토막, 기재 축소로 전략 변경…유동성 확보 '최우선'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20 07:48:0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잉여현금흐름(FCF) 순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초 코로나19 확산 초기 당시 마이너스로 전환했었으나 화물부문에 집중하고 설비투자(CAPEX)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플러스(+)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FCF를 2조원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재무계획을 세웠다. 안정적인 영업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유동성 관리에 나서 차입금을 줄이고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도 펼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만나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5110억원, CAPEX는 640억원으로 FCF가 4469억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NCF는 7796억원으로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전분기 대비 현금유입이 늘었다. 아직 CAPEX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진 않으나 투자축소 기조를 고려할 때 FCF 역시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번 돈에서 사업 지속을 위한 설비투자 지출을 제하고 남은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기업의 현금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이다. 차입금 상환 등 재무 건전성 유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9년 2월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현금창출능력을 1조원 이상 개선한다고 밝혔다. 2018년 2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EBITDAR(EBITDA+항공기임차료)를 3조8000억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안정적인 NCF 창출을 밑거름 삼아 차입금을 줄이고 FCF도 2조원 이상으로 유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작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제동이 걸렸다. 1분기 73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영업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해 FCF는 8460억원으로 목표치(2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5년 중 여윳돈이 가장 많았던 2016년(2조1570억원)은 물론 △2017년 1조2322억원 △2018년 1조3576억원 △2019년 1조1081억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그나마 이는 화물사업에 집중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분기별로 나눠보면 NCF가 악화되기 시작한 건 작년 1분기로 -18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예상치 못했던 악재였던 만큼 CAPEX는 원래대로(3724억원) 집행되며 FCF도 -3906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2분기부턴 상황이 나아졌다. 보유 중인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화물전용 여객기 등을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대한항공은 작년 3월 인천-호치민을 시작으로 이달 초까지 전세계 65개 노선에 화물전용 여객기를 1만회 운항했다. 그 결과 전세계 하늘길이 끊긴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유일한 항공사가 됐다.


실제로 NCF는 2분기 4670억원으로 회복됐고 △3분기 4331억원 △4분기 5586억원 △올 1분기 511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올 2분기엔 당기순익 개선에 힘입어 7796억원의 잉여현금이 남았다. FCF 역시 작년 1분기 마이너스(-3906억원)를 찍은 뒤 2분기부터 다시 순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다. CAPEX를 최대한 자제하며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대한항공은 기재 도입을 포함한 설비투자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2019년까진 매년 1조1000억~1조6000억원을 수준의 CAPEX 지출을 해왔다. 2019년 2월 발표엔 2023년까지 190대 규모의 기단을 갖추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담겼었다. 노후기재를 교체하는 동시에 절대적인 대수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9년 6월 B787-10 20대와 B787-9 10대 등 모두 30대를 2020년 말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파리 국제 에어쇼를 찾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보잉 측과 만나 해당 계약을 체결했다. 취임 후 첫 항공기 도입 결정으로 11조원 규모였다. 이 밖에 B737 MAX 30대, A321 NEO 30대 등 2025년까지 들여오기로 계획한 항공기는 모두 90대다.

하지만 실제 기단 규모는 점점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2019년 말 169대(여객 146·화물 23)에서 2020년 말 159대(여객 136·화물 23)로 감소했고 올 상반기엔 157대로 2대 더 줄였다. 잉여항공기를 반납하는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우기홍 사장은 작년 말 "임차료가 높은 기재 등 효율성이 낮은 항공기는 기간이 도래하면 반납하거나 협상을 통해 기재 수를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기조는 CAPEX 숫자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작년 2분기 507억원으로 억제했고 3분기엔 -107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640억원 투자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2분기 반기보고서에서 "투자계획 축소 및 비용절감 검토, 차입금 만기 연장,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자본시장 조달, 정책금융자금 등으로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9년 밝힌 기재도입 관련 내용은 장기적인 계획이고 MAX는 안전성 이슈로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 기재 도입 여부는 영업환경에 따라 시기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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