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호황 중견해운업계]'수비형' 벌크선사 대한해운, LNG 신사업 드라이브⑤전용선 비중 90% 이상, 실적 증가폭 '제한적'...호황 덕 현금성자산 2배↑
김서영 기자공개 2021-08-20 07:50:16
[편집자주]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기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는 올들어 사상 최대치 실적을 경신하며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더벨은 각기 다른 사업구조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중견해운선사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의 벌크(Bulk)선사 대한해운이 전용선 비중 90%를 유지하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발틱운임지수(BDI) 상승을 그대로 반영해 운임을 결정하는 스팟(Spot) 운송 비중이 낮아 해운호황의 수혜가 제한적이나 유상증자에 성공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의 적기로 활용하고 있다.대한해운은 수익구조 안정화를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자회사 대한해운LNG를 통해 2023년까지 LNG선 6척 추가 도입을 진행 중이다. 해운호황에 힘입어 현금성자산이 2배로 증가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스팟보단 '전용선', 수익 안정화 방점
국내 대표적인 벌크선사는 SM그룹의 대한해운과 하림그룹의 팬오션이 있다. 이들은 벌크선 운송에 주력한다는 점 이외에도 해운업계 불황이 닥쳤던 2010년대 회생절차를 거쳐 대기업집단에 인수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비슷한 길을 걸어온 탓에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곤 한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코로나19로 촉발된 해운호황에 상반된 대응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대한해운은 올 2분기에도 전용선 비중 90%대를 유지했다. 전용선 비중은 2018년 약 60%에서 2년 만에 90% 수준으로 높아졌다.
전용선이란 화주와 10년 이상의 장기용선계약을 맺고 정해진 운임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형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이번 해운호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팬오션의 전용선 비중은 50% 수준이다.
대한해운이 전용선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경영 기조에는 회생절차를 거쳤던 과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정기선 비중이 높아 매출액이 2조원까지 간 적도 있었으나 해운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회생절차로 빠지게 된 원인이 됐다"며 "SM그룹 들어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부정기선을 축소하고 있는 대한해운이지만, 지난해 부정기선 2척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다달이 고점을 찍는 BDI 상승에 영향을 받아 매출 비중의 10%를 차지하는 부정기선 매출이 단기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해운의 연결 실적 개선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대한상선의 호실적이 있다. 대한상선은 대한해운이 지분 70.49%를 보유한 자회사다. 대한상선 역시 벌크선을 주력으로 영위해 이번 해운호황의 수혜를 누렸다. 대한상선은 올 상반기 매출액 1877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45.5%, 영업이익은 53.3% 급증했다.
대한해운은 이번 해운호황을 매출 증대가 아닌 재무구조 안정화의 적기로 삼았다. 바로 지난 6월 18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다. 시장에 해운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었고 유증을 위해 진행한 일반청약에 7조5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리며 유증에 성공했다.
유증을 통해 대한해운은 2019년 282.3%까지 높아졌던 부채비율을 올 2분기 말 174.2%로 빠르게 낮췄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대규모 선박 발주로 인해 유동비율은 지난해 33%까지 떨어졌으나 유증에 따라 유동자산이 늘어나면서 현재 유동비율은 82%로 뛰었다.
◇호황으로 현금성자산 '2배' 증가, LNG 운송 신사업 가속
대한해운은 안정화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신사업에 진출했다. 해운업에 있어 신사업은 LNG 벙커링 사업으로 볼 수 있다. LNG 벙커링이란 국제 해상에서 선박에 LNG 연료를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황산화물 배출 규제 'IMO 2020'과 탄소 배출 규제 'IMO 2030'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친환경 연료로 떠오르는 LNG 추진선이 중장기 대안으로 떠올랐다.
대한해운은 2019년 12월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쉘(Shell)과 482억원 규모의 LNG 벙커링선 대선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LNG 벙커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LNG 운송 사업에 대한 전문성 확보와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7월 LNG 운송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대한해운LNG'를 설립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LNG 운송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법인 대한해운LNG를 설립했으며 해운업계 컨소시엄을 꾸려 카타르의 LNG 장기운송계약에 대응하고 있다"며 "현대엘엔지와 올해 4월 시장에 진출한 팬오션이 경쟁업체로 거론되며 대한해운LNG이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LNG는 현재 LNG 운송 사업에 12척(145만CBM)의 선대를 운영 중이다. 추가로 2023년까지 모두 6척(73만2000CBM)을 들여올 예정이다. 이 가운데 LNG 벙커링선은 2척, LNG선은 4척이다.
이번 해운호황으로 손에 쥔 현금이 증가하면서 LNG 신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해운의 올 상반기 현금성자산은 1922억원으로 1년 새 102% 급등했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1164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53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16%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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