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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BIS비율 우위 '하나', CET1 톱티어 '국민'⑬씨티, 자본 대비 영업 효율성 아쉬워…인터넷銀 자본비율 변동 폭 '널뛰기'

이장준 기자공개 2021-08-30 13:19:41

[편집자주]

국내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대마진이란 공통의 영업방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금리 영향으로 대출시장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경쟁구도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특히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은행간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엿보인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은행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11: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방식을 개편해 언제든 손실을 흡수할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도록 바젤Ⅲ 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제약이 따른다.

물론 자본에도 종류가 있다. 크게 보통주자본,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BIS 기준 총자본비율(BIS비율)과 '순정자본'만을 다루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함께 살펴보면 금융사가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얼마나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는지 알 수 있다.

CET1비율은 은행의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 알짜 자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BIS비율에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 은행의 조달 능력까지 반영된다. 두 지표에는 각 은행의 위기대응능력은 물론 자본을 조달하는 특징까지 담긴 셈이다.

이 수치가 높다고 마냥 좋게 해석되는 것도 아니다. 자본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가진 자본에 비해 영업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의 탄생으로 영업 초창기 증자를 통해 일시적으로 자본비율이 치솟는 등 은행마다 다채로운 양상이 나타났다.

◇BIS, 대형은행 엎치락뒤치락…CET1 독보적 '원톱'서 내려온 국민

국내 은행의 자본비율을 해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전제가 따른다. 2017년 설립된 인터넷은행의 경우 바젤Ⅰ을 적용한 뒤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바젤Ⅲ 규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15개 은행이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을 조기 시행했다. 나머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제일)·한국씨티은행, 카카오·케이뱅크는 2023년 1월부터 본격 적용한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전반적인 추이를 분석하는 데 의의를 뒀다.

더벨은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토대로 2016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총 21개 분기에 걸쳐 BIS비율과 CET1 추이를 분석했다. 크게 대형·준대형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과 나머지 중소형·특수·인터넷은행으로 나눠 들여다봤다.

*출처=금융감독원

우선 대형·준대형은행 중에서 BIS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3파전'이 이어지는 추세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통상 15~16% 선에서 1등이 결정됐으나 최근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을 조기 도입하며 18% 수준으로 기준이 올라갔다.

이들 은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하나은행이 총 9개 분기에 걸쳐 가장 높은 BIS비율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7개, 신한은행은 6개 분기(타이 기록 포함)에서 1위에 올랐다. 2018년 전까지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주로 경쟁했고 이후에는 신한은행이 하나은행과 주로 왕좌 지위를 놓고 겨루는 양상을 보였다.

IBK기업은행은 이들 은행 중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위주로 구성돼 기본내부등급법이 아닌 고급내부등급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내부등급법을 쓰면 부도율(PD), 부도시손실율(LGD), 부도시익스포저율(EAD)을 자체 추정치로 사용한다. 기존에 LGD와 EAD를 감독당국이 정한 비율로 적용하다 자체 추정치로 새로 반영한 시중은행에 비해 상승 효과가 떨어지는 구조 탓이 크다.

*출처=금융감독원

CET1비율을 기준으로 삼으면 은행 간 격차는 벌어진다. 오랜 기간 국민은행은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해왔다. 21개 분기 가운데 한 번을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1위 지위를 놓치지 않았다.

보통주자본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된 자본항목으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이익잉여금을 많이 쌓아야 늘릴 수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차곡차곡 이익을 쌓은 결과로 풀이된다. 옛 주택은행이 합쳐져 탄생한 역사와도 맞닿아있다. 위험가중치(RW)가 낮은 가계대출을 많이 취급해왔기에 자본비율 산출 시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19년 말부터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사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을 인수하면서 CET1비율이 하락했다.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중간배당까지 실시하면서 지난해 6월 말에는 하나은행에 밀리기도 했다. 이후 재탈환에 성공했으나 예전만큼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하나은행이 2등을 많이 차지했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3·4위권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들 은행에 살짝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종합적으로 보면 하나·신한·우리은행의 경우 CET1비율 대비 BIS비율에서 더 경쟁력을 보여줬음을 알 수 있다. BIS비율은 기타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아우르기 때문에 핵심 순정자본은 아니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본비율을 관리했다고 해석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카뱅·케뱅, 영업 초창기 불안정성↑…제주 뚜렷한 회복세

중소형·특수·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유독 한국씨티은행의 자본비율이 두드러진다. 지난 5년간 16.45~20.06% 수준의 BIS비율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CET1비율도 15.47~19.19%로 은행권 '톱' 수준을 유지했다.

BIS비율과 CET1비율은 각각 19개, 18개 분기에서 이들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대형·준대형은행을 포함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자본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위기상황에 활용할 실탄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시에 보유한 자본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해석된다. 규제가 더 까다롭게 적용되는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D-SIB)도 BIS비율과 CET1비율의 최저 적립 필요 기준은 각각 11.5%, 8%에 해당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자산을 더 늘려도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음에도 자본을 유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같은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의 경우 한국씨티은행보다 1~5%포인트 가량 자본비율이 떨어지지만 이익은 더 많이 낸다.

*출처=금융감독원

인터넷은행의 경우 변동 폭이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말 13.45%였던 BIS비율은 3개월 새 20.03%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CET1비율도 13.07%에서 19.55%로 올랐다. 당시 조 단위 증자를 받은 데다 영업 초창기라 위험가중자산 자체가 많지 않은 영향이 크다.

자본 자체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작은 편이기에 영업 확장에 따라 자본비율 낙폭이 크기도 하다. 증자 직후인 지난해 9월 말 25.25%까지 치솟았던 케이뱅크의 CET1비율은 3개월 만에 17.27%로 뚝 떨어졌다. 그로부터 3개월 뒤에는 13.63%로 더 낮아졌다.

*출처=금융감독원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금융그룹 산하 투 뱅크(부산·경남은행)가 가장 높은 자본비율 추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대구은행과 JB금융그룹의 전북·광주은행이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수협은행과 다른 국책은행(산업·수출입)은행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제주은행은 한동안 가장 약세를 보였다. 제주은행의 CET1은 2018년까지만 해도 금융감독원의 권고치(9.5%)를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10%대에 진입했다.

작년 9월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까지 선제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수준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CET1비율은 수협은행을 압도하면서 꼴찌를 벗어났고 올 3월 말 BIS비율 기준으로는 SC제일은행까지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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