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시국' 이후 너도 나도 '주식'을 외쳤던 시기에 비하면 최근의 주식 시장은 열기가 식은 듯 한 느낌이다. 주식으로 '돈 복사'를 했다던 주변인들의 목소리가 최근 푸념으로 바뀌었다. 반면 코인은 가격 급락으로 한강대교 순찰이 강화됐다던 얼마 전 인터넷 '썰'이 무색하게 다시 슬금슬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처럼 시장은 불확실성이 가득하다.이런 와중에 올해 초 다소 터무니 없어 보이는 목표를 제시한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SK그룹 지주사의 대표이사인 장동현 SK㈜ 사장이다.
장 사장은 SK㈜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미래성장 전략을 밝히는 과정에서 2025년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26일 SK㈜ 종가인 26만1500원보다 약 8배 많은 금액이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140조원으로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3년 만에 주가를 약 10배 띄운 카카오와 같은 사례를 실현하겠다는 셈이다.
IT기업이 아닌 제조 기업이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특히나 SK㈜는 지주사로 '지주사 디스카운트'라는 불리한 환경에 놓여있다. 다만 최근 SK㈜의 경영방식을 보면 이런 목표를 제시한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표적으로 자회사 SK머티리얼즈다. OCI로부터 2010년대 중반 약 5000억원(지분 49%)에 사온 이 회사는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를 겪었다. 관련 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누리면서 세포 증식마냥 규모를 크게 불렸다. SK그룹 편입 후 연 매출은 약 5배, 자산총계는 3~4배 늘어났다.
성장 요건은 원활한 자금 조달이었다. 성장이 시급했기에 재무구조는 뒷전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SK㈜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주가도 SK그룹 편입 이전과 비교하면 4~5배가량 뛰었다. SK머티리얼즈 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올라 있던 장 사장은 단기간 내 주가 성장이라는 경험을 이미 해봤던 셈이다.
이렇게 충분히 성장시킨 SK㈜는 최근 SK머티리얼즈를 분할 합병하며 '100% 자회사'화 했다. 앞으로 SK머티리얼즈 사업의 모든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지배구조 개편 발표 후 SK㈜의 주가는 약 4% 뛰며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SK머티리얼즈의 성장과 최근의 합병 작업은 주가 200만원을 향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최근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자회사화 등 SK㈜를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를 제기한다. 당장 1년 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와 다른 모습을 띌 가능성이 충분하다. 어쩌면 재계에서 가장 큰 지배구조 변화를 겪는 대기업집단이 될 것이라고 감히 예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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