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포트폴리오 시프트]GS칼텍스 숙원 사업 MFC, 잉여현금흐름 되찾아줄까②포트폴리오 전환기에 찾아온 대형 악재…올해 이후 FCF 회복 시작 유력
박기수 기자공개 2021-09-02 07:46:26
[편집자주]
그간 국내 정유업계의 고민은 정유업의 일관적이지 못한 수익성이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유업체들의 선택은 정유업과 긴밀히 연계되는 석유화학업이었다. 정유사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올레핀계열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전문 석유화학업체 못지 않은 사업 다양성을 지니기 시작했다. 이제 시장은 정유사가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맞춘 새로운 답안지를 내놓길 요구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정유 4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현주소와 그에 따른 재무적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칼텍스는 에틸렌 생산 공장인 MFC(Mixed Feed Cracker)에 총 2조7500억원을 쏟기로 했다. 이중 올해 6월 말까지 2조4480억원이 집행됐다. 연내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시작되는 가운데 MFC로 GS칼텍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을 플러스(+)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우선 MFC 투자 전과 후 재무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투자 규모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2017년 말 GS칼텍스의 부채비율은 87.9%다. 올해 상반기 말은 110.6%로 3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부채비율은 22.7%포인트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MFC 프로젝트가 대형 투자이기는 했으나 전체 재무구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의미다.
오히려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뤄내는 시점에서 GS칼텍스의 관건은 본 사업에서의 이익창출력이었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쉐브론의 50대 50 합작사로 비상장사다. 현금 창출의 상당 부분을 모회사로 배당해 GS그룹의 현금 화수분이기도 했다. 일정 수준의 배당금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유·석유화학(아로마틱스)·윤활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야만 했다.
다만 MFC 투자 결정 이후부터 GS칼텍스의 수익성은 하락세를 띄었다. 2017년 연결 영업이익률 6.6%를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던 GS칼텍스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3.4%, 2.6%의 저조한 수익성을 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원유 전쟁으로 '정유업 쇼크'가 정유업계를 덮쳤던 작년은 영업손실만 9192억원을 기록하는 악몽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에 배당의 원천이 되는 FCF도 2017년 이후 점점 말라갔다. 2017년 FCF로 5221억원을 기록했던 GS칼텍스는 2018년 마이너스(-) 117억원으로 FCF가 음전환했다. 이듬해 894억원이라는 소폭의 FCF를 기록했지만 작년 정유업 쇼크로 -4249억원이라는 대규모 음전환을 겪어야만 했다.
이와 같은 FCF 감소는 심지어 배당금마저 줄이고 있는 와중에 벌어졌던 일이라 더욱 뼈아팠다. CAPEX로 2019년과 작년 약 3조원을 써야 하는 와중에 땅으로 내리꽂혔던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서는 배당을 줄여야 했다. 2018년 5752억원을 배당으로 풀었던 GS칼텍스는 2019년 2814억원, 2020년에는 1810억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작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지라 당연하게도 배당 밸브를 굳게 잠궜다. 그럼에도 FCF는 개선되기는 커녕 더욱 바닥으로 내리꽂혔다.
올해 역시 현금흐름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019년 이후로 이어진 코로나 여파와 경영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파장이 올해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지난 2년간 '급전 마련'을 통해 운전자본을 줄였다면 올해는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운전자본을 다시 늘리며 현금이 다량 유출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GS칼텍스의 별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4603억원이다. 여기에 CAPEX 집행으로 5324억원이 추가 유출돼 FCF는 -1조원에 육박(-9927억원)하고 있다.
다만 정유업 시황 회복으로 영업 상황이 작년 대비 크게 회복됐다는 희소식이 있다. 포트폴리오의 유의미한 전환이 이뤄지는 올해 이후 GS칼텍스의 현금흐름 사정도 개선될 것이라는 일종의 '시그널'이다. 올해 상반기 GS칼텍스는 연결 영업이익으로 1조11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7.1%를 기록했다.
여기에 MFC가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에 나서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현금 창출을 통해 그간의 내상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GS칼텍스는 MFC를 통해 연간 4000억원의 추가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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