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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매출 회복세 탄 무림페이퍼, 재무건전성 영향은매출채권·재고자산 증가로 NCF 음(-) 전환, 재무현금흐름은 차입금 증가로 '양(+)'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06 07:40:02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지기업 무림페이퍼가 매출 회복세에 올라탔다.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던 매출이 올해 들어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다. 작년 상반기에만 20% 가까이 빠져 울상이었던 무림페이퍼는 이제야 한숨 돌리게 됐다.

대신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매출 증가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지고 재고자산이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심지어 제품 생산을 위한 펄프 수입량이 늘어나며 차입금도 증가했다. 재무제표상 현금흐름표만 놓고 봤을 땐 재무건전성이 높은 우량회사라 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무림페이퍼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2184억원으로 전년 동기(2104억원)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엔 1026억원으로 작년 수준(1168억원)에 미치지 못했으나 2분기 1158억원을 벌어들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수익성 개선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매출 증가의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만든다. 현금흐름은 기업의 재무건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돈이 원활히 들어와야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신규 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빚을 갚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는 것도 양호한 현금흐름이 밑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들이다.


무림페이퍼는 올 상반기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307억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12억원) 이래 3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작년 말 729억원과 비교하면 둔화된 정도가 실감이 난다.

OCF에서 운전자본투자 항목을 제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역시 마이너스(-315억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매출을 올렸지만 현금유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의미다.


현금흐름이 말라붙은 이유로는 매출채권 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매출채권이란 소위 외상으로 통상 30일~3개월 내 회수가 가능한 수취채권이다. 무림페이퍼의 매출채권은 2분기 말 기준 893억원으로 작년 말(746억원) 대비 150억원 가까이 늘었다. 매출채권이 증가했다는 건 공짜로 물건을 준 외상거래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대금이 현금으로 유입되기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동시에 재고자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용을 투자해 제품을 만들었으나 아직 소진하지 못한 채 쌓여있다는 얘기다. 재고자산이 줄어야 현금 유입량이 늘어난다. 올 6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963억원으로 최근 5년 중 2018년(114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실제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현금흐름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무림페이퍼의 경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합이 △2016년 1412억원 △2017년 1824억원 △2018년 2193억원 △2019년 1789억원 △2020년 1472억원 △2021년 상반기 1856억원으로 집계된다. 규모가 가장 작았던 2016년 NCF가 가장 원활했고 반대로 가장 컸던 2018년(2193억원)엔 마이너스(-)125억원을 기록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면 매출채권과 재고가 함께 증가하는 게 자연스러운 추세"라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지표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된 걸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차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매출 증가는 차입금 규모도 키웠다. 무림페이퍼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올 2분기 말 기준 194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플러스(+)는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보다 현금유입량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반년동안 현금유입은 1507억원, 유출은 -1312억원 이뤄졌다. 지난해엔 연간 기준 -129억원으로 유출량이 유입량을 상회했다.


현금흐름의 플러스 전환은 차입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차입금을 갚기보단 되레 늘렸다는 의미다. 무림페이퍼의 장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4577억원에서 올 6월 말 기준 4824억원으로 25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중 2019년(4724억원)에 이어 많다.

무림페이퍼 측은 매출 회복으로 인해 차입금이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외산펄프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유산스로 대금 결제를 진행하며 차입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유산스는 수입주체가 어음을 인수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무역대금 결제에 널리 이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생산을 위해 펄프를 일부 수입하는데 무역대금 결제를 유산스로 한다. 매출 회복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라며 "전반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림페이퍼의 현금흐름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통상 회계 전문가들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일 때를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돈을 바탕으로 CAPEX 투자 등을 진행하고 차입금 상환과 배당 등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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