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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2조 투자' SK이노, 재원마련 키 '카본 투 그린' 분할 후 현금 대부분 이관, 윤활유 사업 매각…종합화학·IPO도 예고

박기수 기자공개 2021-09-06 07:46:2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2년만에 중국 옌청에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단행한다. 배터리 1공장 준공에 이어 바로 2공장 건설 추진을 위해 약 1조2000억원을 쏟는다.

포드(Ford)와 함께 미국 시장에 6조원을 투자한다는 올해 5월 말 발표에 이어 또 한 번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투자 재원에 업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린다. 재무구조 부담이 가속화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 여파로 적지 않은 규모의 현금 유출까지 예고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한 답으로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중국 옌청에 전기차용 배터리 2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현지 법인인 'SK배터리 옌청(SK Battery Yancheng)'에 1조2326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은 이달부터 오는 2024년 12월까지 분할 출차된다. 이번 투자는 다음 달 1일자로 분할될 SK배터리 법인이 부담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로 연결 부채비율이 150%대까지 치솟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돼왔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단행해왔던 투자보다 훨씬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이 내세운 '카본 투 그린'은 올해 7월 김준 총괄사장이 경영 철학으로 밝혔던 컨셉트다. 간단히 말하면 탄소를 발생시키는 기존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서 드는 전환 비용 역시 기존 카본 사업을 유동화해 충당한다는 개념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 작업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물적 분할을 통해 대부분의 현금을 SK배터리로 이관한다. 올해 상반기 말 SK이노베이션의 별도 현금 2조3530억원중 약 70%인 1조7000억원이 신설될 SK배터리 법인에 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으로 1조1195억원을 쥐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금액의 일부 혹은 전량은 신설될 법인으로 배정될 전망이다. 다시 말해 1조1195억원 중 일부가 SK배터리의 외형 확장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는 의미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지분 49%에 대한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딜이 성사될 경우 SK이노베이션에 약 1조~1조5000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유입된다. 이 역시 '그린' 사업을 영위하는 SK배터리에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SK배터리 신설 법인의 기업공개(IPO)도 남아있다. 제대로 된 몸값을 받을 수 있을 때 IPO를 진행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양전환이 예상되는 올해 3분기 이후 일사천리로 IPO를 진행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SK종합화학 지분 매각→SK배터리 현금 이관 시나리오'와 'SK배터리 IPO 시나리오'를 제외하더라도 SK배터리가 보유할 현금은 최대 약 3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인 정유·석유화학 등 '카본' 사업으로 대변되는 계열사들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배터리 등 '그린' 사업의 외형을 늘린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성장 전략"이라면서 "향후 5년간 배터리 사업에 1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해야 할 일시금 등을 고려했을 때 IPO 등 추가 재원 마련 시나리오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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