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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MK가 확신한 수소차, ES가 진화시킨다②MK, 20여년간 '수소차 개발' 강조···탄소중립의 핵심 키워드 '수소'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10 10:33:48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4: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脫)내연기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수소전기차(수소차)이다. 전기차와 비교해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 완성차 업체로부터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주요 국가들이 수소를 핵심 에너지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소차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바로 현대차그룹이다. 결국 에너지로서의 수소와 수소차에 대한 확신이, 현대차그룹이 그토록 갈망하는 '리딩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줄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여기엔 정몽구(MK) 명예회장(사진)의 수소차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수소차에 대한 확신은 이제 아들인 정의선(ES) 회장이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수소차 보급 확대에서 나아가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MK, 경쟁사 외면할 때도 수소차 개발 전력···결국 '세계 최초' 타이틀 획득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개발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인 건 20여년 전인 1998년이다. 수소차의 엔진 역할인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관련 조직이 이때 만들어졌다. 정 명예회장이 이듬해인 1999년 3월에 현대차, 기아의 대표이사에 올랐으니 사실상 정 명예회장은 수소차 개발과 자신의 20여년의 임기를 함께 한 셈이다.

정 명예회장의 최초 계획은 공동개발이었다. 대표이사에 오른 다음 해인 2000년 미국이 추진한 무공해 연료전지차(수소차) 시범 운행 프로젝트인 '캘리포니아 연료전지차 파트너십'에 참여하며 포드와 다임러, 혼다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특히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업체인 IFC와 수소차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협약을 맺고 그 해 출시한 SUV인 싼타페에 연료전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적용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후에도 미국의 UTCFC와 손잡고 2005년 수소차 버전의 투싼을 공동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공동개발에만 매달렸던 건 아니다. IFC, UTCFC 등과 협력하는 사이 독자적으로 핵심 부품인 스택(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부품)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이 시기 정 명예회장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수소차 버전의 투싼을 타며 수소차의 가능성을 적극 홍보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투싼ix와 넥쏘를 합한 수치. (출처=현대자동차 판매실적 자료)
다만 정 명예회장의 기대와 달리 양산 시기는 계속 미뤄졌다. 최초 목표였던 2005년보다 한참 늦은 2013년에 양산(수소차 버전 투싼ix)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자동차 업계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이끄는 하이브리드차를 미래차로 낙점하고 거기로 향해가고 있었다.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 내지 전기차 개발로 방향을 틀자 정 명예회장의 우선순위에서도 수소차 개발이 다소 밀린 이유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수소차 개발과 양산을 밀어붙여 성공한 데엔 수소차의 가능성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지속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2011년 상반기 미국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차 개발이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자, 그해 하반기부터 임원진과 연구개발부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해야 수소차 시대가 도래했을 때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적극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사이 2000년에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에 함께 참여했던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씩 수소차 개발에서 멀어진 것과 비교하면 정 명예회장의 수소차에 대한 확신은 더욱더 눈에 띈다.

◇MK, 세계 1위 수소차 '넥쏘' 만들어···수소경제로의 대전환은 ES의 몫

연료전지 개발 부서를 만든 지 15년여 만에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고객 입장에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당시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던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에 비해 인프라도 열악한 상황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을 지불하면서 수소차를 탈 사람은 적었다.

그 사이 경쟁사인 토요타가 2014년 말에 투싼ix의 절반 가격인 세단 형태의 수소차인 미라이를 출시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이는 2015년 투싼ix의 가격을 절반 가량으로 낮춘 이유이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미라이 출시에 대응해 "가격을 더 빨리 낮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 수소차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도요타가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소차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상황에서 언제까지 손실을 감수하면서 낮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고객들이 수소차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확대가 숙제였다. 여기엔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다행히 친환경차에 대한 필요성, 그 가운데 물 이외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만들어지던 시기였다. 정 명예회장이 2015년 광주광역시 등과 손잡고 탄소에서 수소사회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광주가 수소차 산업의 리더가 되길 바란다"며 화답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소차 보급 확대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정책 지원을 약속하고 토요타의 미라이 출시로 수소차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 명예회장은 투싼ix의 후속 모델 준비에 돌입했다.

그렇게 2018년 내놓은 게 현재 전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올해 상반기 51.7%)인 '넥쏘'다. 기술 측면에서 주목되는 점은 넥쏘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의 99%가 국산화됐고, 투싼ix와 달리 내연기관 차량의 섀시 등 플랫폼을 공유하지 않는 고유의 수소차 모델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첫 번째 수소차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공교롭게도 현대차그룹이 첫 번째 수소차를 내놓은 해에 정 명예회장은 아들인 당시 정의선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에 선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수소차 보급 확대와 이를 중심으로 한 수소사회 정착이라는 과제는 오롯이 지난해 10월 회장에 오른 정의선 회장의 몫이 됐다.

배턴을 이어받은 정 회장은 이 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2045년 탄소중립' 선언을 밝히며 수소차 라인업을 2025년까지 현 1종에서 3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에도 수소차를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시작한 수소상용차 수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상황도 긍정적이다. 그간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중국과 유럽 등도 수소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선회했다. 재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시대에선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이 수소차를 기반으로 친환경차 시대에선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은 것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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