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옥죄기 파장]BNK부산은행, 긴장의 끈…당국 경고등에 '브레이크'규제 벗어난 지방은행 '풍선효과' 우려…신용대출·부동산PF 속도조절
김현정 기자공개 2021-09-09 07:34:4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부산은행도 하반기 대출성장 속도를 크게 늦추기로 했다.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9.9%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방은행이어서 당국이 당장 규제(성장률 5~6%) 칼끝을 겨누지는 않았지만 '풍선효과'에 따른 대출 급증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양새다.이미 이달 들어 숨고르기를 본격화했다. 시중은행들의 흐름에 발맞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해놓았다. 정부 규제가 부동산업 쪽에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하반기 셀다운을 통해 부동산PF 규모 역시 줄일 계획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산은행의 원화대출금 총액은 49조239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3%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9.1% 성장했는데 올해 6개월 증가율이 이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9%대 성장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6월 말 기준 16조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9.9%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1조3168억원, 신용대출이 2조5429억원 등이다.
부산은행이 상반기 대출성장의 고삐를 죈 이유는 금리상승기에 대비한 전략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2021년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서둘러 자산성장을 이뤄놓으면 하반기에 더 큰 폭의 이자이익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가운데 지방은행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 간의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갔다. 5~6% 선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절할 것을 각 은행에 권고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들과 상황이 다른 측면이 있어 대출 중단 사태를 일으킨 NH농협과 같은 상황은 피했다. 가계대출 잔액기준으로 살피면 시중은행 비해 규모가 현저히 작기 때문이다. 작은 분모로 인해 같은 규모로 가계대출을 늘려도 증가율이 크다. 또 지방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의무대출 비중이 있기 때문이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편도 아니다.
부산은행 역시 올 상반기 말 기준 가계대출 비중이 32.5%에 불과하다. 시중은행들은 48~55%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은행에 역시 정부의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 지방은행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출 수요를 그대로 받으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정부의 취지에 맞춰 하반기 적극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워낙 대출성장 고삐를 죄어서 많이 늘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계대출 증가율도 높아졌다”며 “부산은행이 목표로 하는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한 만큼 하반기에는 자산성장을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그 일환으로 이달 1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사실상 모든 은행이 이달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여 신용대출을 운영한다.
부산은행 신용대출 규모는 시중은행들의 7~9%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은행도 국내 은행권 트렌드에 맞춰 해당 방침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같은 관계자는 “지점장들의 전결권 한도도 높이고 가계대출 심사도 강화하기 시작한 만큼 신용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할 것”이라며 “은행권 전체 규제 분위기에 발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PF 관련 대출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부동산PF를 기업대출 중 부동산특수금융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은행들의 부동산업 비중도 체크 중이다. 부산은행은 상반기 전체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높은 만큼 하반기 기존 부동산대출 PF 셀다운 등을 통해 성장률에 여유 부분을 마련키로 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배분키로 한 위험가중자산(RWA)이 계획에 따라 상반기 상당 부분 소진된 만큼 당초 하반기는 느린 성장으로 갈 계획이었다”며 “다만 당국의 분위기 등을 감안해 신용대출 축소, 부동산PF 감축 등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